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합의서」 채택까지 숨가뻤던 남북 접촉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합의서」 채택까지 숨가뻤던 남북 접촉

입력
1991.12.13 00:00
0 0

◎“이번엔 꼭 성사” 양측 한발씩 양보/“절충성공” 상기된 일성에 곳곳서 환호/심야 비공식 대표접촉서 타결 실마리/북측 평양과 잇단통화 모종지시 받은듯남북관계의 새 지평을 열 역사적인 합의서 채택이 있기까지 5차 회담장인 쉐라톤워커힐호텔 주변은 긴박감속에 바삐 움직였다.

합의서 문안 절충이 계속된 11일 밤과 12일 낮의 24시간여는 분단 46년을 뛰어넘는 계기가 마련된 극적인 순간이었다.

12일 하오 5시55분 우리측의 이동복대표는 상기된 표정으로 북측 대표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완전타결 사실을 알렸고 회담장 주변 곳곳에서는 환호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합의서 채택은 북한측이 12일 새벽 1시에 최봉춘 책임연락관을 통해 우리측에 비공식대표 접촉을 제의하면서 타결쪽으로 급선회하기 시작.

자정이 돼 잠자리에 들었던 우리측 송한호 통일원차관과 임동원 외교안보연구원장 이동복대변인 등 3명은 호텔 17층에 위치한 북측 백남준 조평통서기국장 숙소에서 최우진 외교부순회대사 김영철 인민무력부부국장 등과 함께 평상복 차림으로 정좌.

북측은 이 자리에서 합의서 문안의 3개 쟁점사안에 탄력적인 자세를 보인데다 우리측이 촉구한 핵안전협정 서명·핵사찰 수락문제 등에 양보할듯한 자세를 보였다고 우리측 참석자가 전언.

심야회의가 새벽2시 넘게 계속되자 우리측은 『12일 회담이 있으니 눈을 붙이자』고 제의,헤어졌다가 다시 새벽6시에 재회동.

재회동은 14층 우리측 송 차관 숙소에서 열렸는데 여기에서 합의서채택을 도출하기 위해 그동안의 고위급 회담 형식을 바꿔 상오 10시 본회의를 미루고 실무대표 접촉을 갖기로 합의,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됐다는 후문.

한 관계자는 『북측대표단의 요청으로 이날 새벽 두차례에 걸쳐 양측 실무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합의서의 내용조정과 문안정리 작업을 벌였다』고 막후접촉 사실을 시인한뒤 『북측은 실무접촉중에도 여러차례 평양과 교신을 하며 입장을 정리했다』고 전언.

이 관계자는 『12일의 비공개 본회의를 정회하고 실무대표 접촉을 갖기로 한것도 이날 새벽 두차례에 걸친 심야 실무대표 접촉에서 합의한 것』이라고 설명.

한편 11일 밤부터 12일 새벽사이 북측대표단의 평양 교신량이 지난 1차와 3차때에 비해 엄청나게 늘었으며 이들 교신 가운데는 북측으로부터 『수표를 받아와라(서명하라)는 지시도 있었다』고 이 관계자는 귀뜀.

이에따라 양측은 이날 아침 일찍부터 문안작성 소위를 구성,세부문안 작성 작업에 착수.

양측은 일단 초안을 작성했는데 쟁점사항이던 ▲정전상태의 평화상태 전환 ▲불가침 이행과 관련한 신뢰구축 문제 ▲다른 국가와 체결한 조약과의 관련 등에 대해서는 몇가지 대안까지 작성했다는 것.

○…대표접촉은 2시간40분간의 마지막 절충으로 막바지 산고를 격은 끝에 하오5시55분께 완전 타결로 마무리.

실무대표인 이동복대변인은 남북실무 대표들과 함께 회담장을 나서며 상기된 표정으로 『합의서에 대한 합의문안이 완전 타결됐다』고 감회어린 일성을 터뜨린뒤 『쌍방 수석대표에게 보고하고 본회담을 속개,대표단의 추인을 얻어 합의문 내용을 발표하겠다』고 공표.

이 대변인은 정회던 2차회의 속개 시기에 대해 『오늘 일정때문에 내일 상오 9시가 되기 쉬울 것』이라고 말한뒤 큰 짐을 던듯 홀가분한 표정.

이에 앞서 마지막 대표접촉중인 하오4시50분께 보도진에게 회담장내 사진촬영이 허용돼 절충이 사실상 마무리 되었음을 확인.

이 대변인은 『합의서가 서명된뒤에 핵문제도 어떤 형태로든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해 합의서와 핵문제 논의가 동시에 진행됐음을 강력히 시사.

그의 합의문안 내용을 북측의 요청에 따라 13일 상오 9시 2차회의 속개이전까지는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

이 대변인은 그 이유를 『북측이 우리 언론에 보도되기전에 평양 보고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부연한뒤 『내일 회의때까지 공개하지 않기로 신사협정을 맺었다』고 부연.<유성식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