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기뻐하심을 입은 사람들중에 평화로다…』 예수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는 크리스마스가 불과 2주도 남지않았다. ◆기독교신자 여부를 가릴것없이 종교를 초월,범세계적인 축제가 되다시피 한 크리스마스는 사회마다 축하의 양상이 다르다. 구미에서는 전통적인 기독교사회답게 벌써부터 크리스마스 시즌이 시작됐다. 크리스마스 카드,트리,촛불,장식들과 가족과 친지들 사이에 교환할 선물들이 불티나게 팔려 나간다. 백화점과 상점들로는 연중 최대의 대목이다. 경기의 고저도 크리스마스시즌의 매상으로 측정된다. ◆조상들이 일찍이 12월25일을 크리스마스로 축하했던 서독은 5주전에 크고 작은 도시마다 전국 일제히 크리스마스시장이 선다. 크기의 차이는 있으나 단층목조 매장들이 임시장터가 된 광장을 꽉 메운다. 크리스마스 장식용구와 목각서부터 산타클로스할아버지 모형의 과자에 이르기까지 성탄절 소비용품들이 판매된다. 크랑크푸프트,본,슈투트가르트 등 어느도시건 크리스마스 장터마다 인파가 넘쳐 흐른다. 남녀노소가 한데 어울려 뜨거운 붉은 포도주로 추위를 쫓고 감자 빈대떡이나 소시지로 공복을 채우는 것이 추석을 앞둔 한국의 시골장터를 연상케한다. 장터 한가운데서 울려퍼지는 브라스밴드의 크리스마스 캐롤이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행복감이 충일하는 검소하고 산뜻한 축제분위기다. ◆한국에서는 크리스마스가 백화점 매장에서 시작된다. 롯데·신세계·현대·미도파·한양유통 등 각급 백화점들이 각종 선물세트의 종합전시회·바자 등 다양한 행사로서 크리스마스 판매전에 열을 돋우고 있다. 그런가하면 고가의 디너쇼 등도 곁들여진다. 한국의 백화점은 상혼이 압도한다. 서독의 크리스마스시장엔 성탄시즌의 혼이 넘쳐 흐른다. 산문과 시의 차이라고나 할까. 문화의 차이라고도 하겠으나 그보다는 부의 깊이의 차이가 작용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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