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자관계 상실 선뜻 받아들이기 힘들다”/핵통제권 혼란도 우려… 거취에 관심집중【워싱턴=정일화특파원】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이 순식간에 대통령자리를 잃어버리게 됐다는 것은 서방측으로서는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뉴스인 것 같다.
러시아,우크라이나,백러시아 3국이 일방적으로 지난 69년간 지탱해오던 소연방을 해체하고 독립국가 공동체를 구성했다고 보도됐을때 미국언론들은 『그러면 고르바초프는 어떻게 되는가』라는 의문을 가장 먼저 제기했다.
10일 국무부 정오브리핑에서도 고르바초프 이야기가 주류를 이뤘다.
셰바르드나제 외무장관의 향후 위상에 관해서도 많은 질문 답변이 오갔다.
베이커 국무장관은 『소비예트연방(USSR)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으나 이날 국무부 대변인은 고르바초프는 여전히 소련 대통령이며 셰바르드나제는 여전히 소련 외무장관이라고 말했다.
마거릿 터트와일러 국무부대변인은 14일 모스크바로 떠나는 베이커 국무장관이 고르바초프 대통령을 만날 예정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월요일(16일)에 만나기로 돼 있다』고 전했다.
그는 『옐친이나 다른 독립국가 공동체 지도자들도 현재 고르바초프를 만나 현재의 사태를 계속 상의하는 것으로 아는데 왜 베이커 국무장관이 고르바초프 대통령을 못만나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미국은 소련의 앞날이 주권독립국가 공동체가 되든 소연방이 그대로 유지되든 그것은 소련국민이 스스로 결정할 문제이지 미국이 관여할 일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나 사실상 고르바초프가 옐친 등에 의해 설 자리를 잃어버린 지금 미국은 고르바초프의 앞날에 대해 상당한 근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그것은 첫째 러시아혁명 이후 70년 동안 고르바초프만이 유일한 미국의 동반자였고 미국은 고르바초프에 대해 가능한 최대한의 지원을 해왔기 때문이다.
고르바초프는 소련의 70년 고립사회를 서방측에 열어젖힌 장본인. 뿐만아니라 미국의 대이라크 전쟁에서도 미국을 적극 지원해 미국은 그에게 상당한 빚을 지고있는 셈이 된다.
둘째는 만일 고르바초프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면 거대한 소련대륙의 핵문제,경제지원문제 등을 다룰 중심부가 없어져 당분간 당황하지 않을 수 없는 점이다.
그러나 고르바초프의 소비예트연방 대통령자리는 이미 미국을 포함한 외부 압력으로서는 돌이켜 놓을 수 없는 「상실된 자리」가 되고말았다.
오는 16일로 예정돼 있는 고르바초프베이커 회담의 진행과정을 지켜보면 고르바초프의 향방이 어디로 행하고 있는지를 확실히 알수 있을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