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동시사찰」 수용…핵해결 전기/우리측 「비핵화공동선언」 제안 안팎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동시사찰」 수용…핵해결 전기/우리측 「비핵화공동선언」 제안 안팎

입력
1991.12.12 00:00
0 0

◎한반도 남쪽 「핵부재선언」 성격/서명장애 소멸… 북의지 시금석/북,미군 핵 일방사찰·핵우산 철폐등 거부명분 찾을듯정원식 국무총리가 11일 5차 남북 고위급회담 기조연설에서 긴급제안한 「한반도의 비핵화 등에 관한 공동선언」은 한반도의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최대한의 조치로 해석된다.

노태우대통령의 「11·8선언」이 핵무기를 제조 보유 저장 배비 사용않겠다는 우리정부의 비핵 5원칙 의지를 천명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핵문제가 계속 난관에 봉착해 있던것은 북한의 동시사찰 주장,즉 주한미군의 핵무기가 철수됐는지 여부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겠다는 자세 때문이었다.

북한은 주한미군의 핵무기가 철수를 개시한 것을 확인하면 국제원자력기구(IAEA)와의 핵안전협정에 서명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

정부가 이날 제의한 비핵화 공동선언은 북한의 이같은 주장을 전격적으로 또 전면 수용한 것이라는 점에서 획기적이다.

우리측은 배경 설명에서 『이제 공은 북한마당에 넘어갔다. 이번 제안은 핵문제에 대해 북한이 진정 성실한 자세를 갖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제의의 핵심은 동시사찰 외에 남북한의 ▲동시사찰 이행을 협의하기 위한 기구 구성 ▲비핵 5원칙 ▲핵재처리시설 및 우라늄 농축시설의 포기 ▲화학·생물무기의 전면적 제거 등 5개항으로 돼있다.

이 5개항은 북한 외교부가 지난달 25일 발표한 ▲주한미군 핵철수 개시후 안전협정서명 ▲동시핵사찰 ▲동시핵사찰을 위한 미국과의 협상 ▲비핵지대화 실현을 위한 남북협상 등 4가지중 미국과의 협상부분을 제외한 나머지를 대체로 포괄하는 것이다.

정부가 이번 제의에서 내년 1월31일까지 동시사찰(시범사찰)을 제의하고 사찰대상에 북한이 주장하는 주한미군시설이나 기지까지 포함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은 한반도의 남쪽에 핵이 없거나 철수완료단계에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하는 것이다. 즉 핵부재선언의 성격을 갖는 것이라고 볼수 있으며 북한의 안전협정서명에 이제 아무런 장애요인이 없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정부가 이번 제의에서 그동안 가장 걸림돌이 됐던 동시사찰을 수용한 것은 선신뢰구축­후동시사찰이라는 기존입장을 바꿨다는 의미도 있따.

정부는 그동안 동시사찰 문제는 군사적 신뢰구축(CBM)이 선행된 후의 당사자간 군축협상단계서나 논의될 수 있다는 입장을 강조해왔었다.

정부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남북문제는 논리적으로 대응해서는 풀수없다는 전향적 입장과 동시사찰이 신뢰구축의 제1보가 될수 있다는 판단에서 취해진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우리의 제의에 대해 북한측의 반응은 즉각 표명되지 않고 있어 상당히 당황한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북한은 자신의 주장을 전격수용한 우리의 제안에 따라 매우 미묘한 입장에 처하게 된것은 분명하다.

우리측은 먼저 영변의 핵시설과 순천비행장을 시범 사찰대상으로 선정하고 북한도 주한미군 핵무기가 배치된 군산이나 그밖의 민간시설을 사찰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핵무기 개발시설과 물질이 집합된 영변을 북한이 과연 사찰대상으로 허락할 것인가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하기에는 아직 어려움이 많다.

북한은 일단 동시사찰을 거부할 납득할만한 명분을 찾기에 고심할 것이지만 북한이 내세운 명분을 우리측이 「해소」 시켰으므로 그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동시사찰을 둘러싼 남북한의 입장이 뒤바뀐 셈이 되는 「핵문제의 발전」인 것이다.

여기서 유의할 점은 북한이 그동안 동시사찰을 주장하면서 사찰추세에 대해서는 모호한 입장을 취해왔다는 사실이다. 남쪽의 핵시설은 북한이 사찰해야 한다고 했으나 자신의 핵시설에 대해서는 IAEA가 하거나 또는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서라고 말해 혼선이 있어왔다.

이같은 점을 볼때 북한은 남한당국의 북한핵시설에 대한 사찰은 거부하면서 그들이 IAEA사찰을 수락하는데 있어 「정당한 요구」라고 주장했던 주한미군 핵무기에 대한 일방적 사찰만을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 이와함께 이 과정에서 남한은 배제한채 미국과 직접협상을 요구할 것으로도 보인다.

또 그들의 비핵지대화 주장과 우리의 비핵화선언에서 가장 큰 차이점인 미국의 대한 핵우산보호철회를 들고나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자체를 거부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여진다.

그러나 북한의 핵개발이 한반도만의 문제가 아닌 국제사회의 공통된 우려라는 대외적인 상황은 북한의 입지를 더욱 좁게할 것이며 북한은 일단 빠른시일내에 핵안전협정에 서명하는 것으로 국면전환을 모색하려 할 것으로 전망된다.<한기봉기자>

◎양측 대변인 회견/남 “「비핵화 공동선언」은 북 주장 거의 수용한것”/북 “한반도 핵문제는 주한미군 핵배치서 비롯”

○…북측 안병수대변인은 1차 회의가 끝난직후 낮12시25분부터 50여분간 회담장 2층 기자회견장에서 내외신기자 1백여명을 상대로 기자회견.

안 대변인은 먼저 합의서 채택협상의 현황을 남측의 「완고함」과 북측의 「성의있는 노력」으로 대비해 주장.

그는 또 회담주변상황과 관련,4차 회담이후 우리측의 독수리훈련·한미 연례안보협의회 개최 등을 지적하며 『남측은 평화의지에 모호한 측면을 없애야 할 것』이라고 공세.

그는 특히 핵문제에 대해 『조선반도의 핵문제발생 근원은 남조선의 미군핵무기 배치부터 시작된 것』이라면서 『하지만 최근 남한 최고당국자가 비핵화선언을 발표한 것은 긍정적으로 본다』고 언급.

○…북측에 이어 우리측 이동복대변인도 같은 장소에서 40여분 동안 기자회견을 가졌는데 합의서채택과 관련한 북측의 입장을 이례적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해 눈길.

이 대변인은 그러나 협상의 지지부진함에 대해서는 북측의 「이해부족」에 책임이 있음을 지적.

이 대변인은 이날 연 북한총리의 기조연설에 대해 『협상의 타결을 위한 전향적이라고 긍정적인 접근』이라고 평가.

이 대변인은 이어 북측의 핵관련 대남공세를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오늘 우리측이 제의한 비핵화 공동선언안은 북한의 비핵지대 선언내용을 거의 대부분 수용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

그는 『하지만 북측이 4차 회담때의 비핵지대화선언안을 그대로 제의해 내일 2차 회의서 이 문제가 쟁점으로 등장』할 것이라고 예상.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