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총리,만찬전 10여분간 요담/북 도착성명 핵문제 중점거론1년만에 서울에서 열리는 제5차 남북고위급 회담에 쏠리는 내외의 관심은 그 어느때 보다 높다. 북한 핵문제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지대한데다 이번 회담에서 「남북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가 완성될 수 있을지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회담에 임하는 양측대표들의 표정은 그 어느때보다 진지하고 사명감마저 느끼는 모습들이다.
▷두 총리회담◁
양측 수석대표인 우리측의 정원식총리와 북한측의 연형묵총리는 10일 낮12시10분 호텔로비에서 반갑게 인사를 나눈뒤 곧바로 1층 회담장옆 무궁화볼룸에 마련된 대기실로 들어가 10여분간 날씨와 회담전망 등을 주제로 환담.
정 총리는 『우리 기상청 발표에 따르면 오늘 오후에는 첫눈이 온다고 했다』면서 『첫눈은 좋은 징조를 뜻하니 이번 회담전망이 밝을 것이라는 기분이 든다』고 회담에 진전이 있기를 희망.
이에대해 연 총리도 『4차 회담에서 이룬 성과를 토대로 이번 회담에 진전이 있어야 한다』며 정 총리와 동감임을 강조한뒤 『호텔이름이 외우기 어렵다』며 쉐라톤워커힐호텔의 외래어 명명을 거론.
▷북도착성명◁
숙소에 도착한 직후,북측 대표단의 안병수대변인은 낮12시20분께부터 10여분동안 회담장 2층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내외신기자 1백여명을 상대로 도착성명을 발표.
안 대변인은 이 성명에서 이번 회담의 의미를 유달리 중요하게 평가하면서 특히 「조선반도의 핵문제」를 중점적으로 거론해 우리측의 대북 핵공세와 맞물려 이번 회담이 「핵회담」이 될 가능성을 시사.
안 대변인은 먼저 회담의 부진상태에 대해 아쉬움을 표시한뒤 『많은 사람들이 말싸움으로 시간을 보내는 회담을 계속할 필요가 있으냐하는 질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우려.
그는 이어 『우리 대표단은 이번 회담에 중대한 의의를 부여하고 있다』며 5차 회담을 「금후 전망을 가늠하는 하나의 분수령」 「쌍방의 평화의지를 검증하는 중요한 계기」라고 의미 부여.
한편 숙소에 여장을 푼 북측대표단중 최봉춘연락관과 일부 수행원들은 하오4시께부터 20여분동안 회담장인 무궁화그랜드볼룸을 사전답사 하면서 북측과의 통신상태를 점검.
▷총리주최만찬◁
정 총리 주최 하오7시부터 호텔신라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린 환영만찬은 연 총리 등 양측대표단 전원과 우리측 각계 초청인사 등 2백80여명이 참석,2시간여동안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 진행.
30분동안의 칵테일 파티가 곁들여진 만찬에는 지난 3차 회담까지 우리측 수석대표였던 강영훈 전 총리와 차석대표였던 홍성철 전 통일원 장관 등이 자리를 함께 해 북측 대표단과 반가운 재회의 인사.
특히 연 총리는 옆에 앉은 강 전 총리에게 『건강 일 없습니까』고 안부를 물으며 각별한 정을 표시.
또 이에앞서 칵테일 파티서는 북측 백남준대표가 『한배를 탔다고 하더니 도중에 하선해 섭섭하다』고 아쉬움을 표시했고 강 전 총리는 『나같이 시끄러운 사람보다는 정 총리처럼 과묵한 사람이 한결 낫지요』라고 화답해 웃음.
정 총리는 만찬사에서 『이번 회담에서 통일장정의 기틀을 마련해내자』고 다짐하면서 건배를 제의.
이에 연 총리는 팀스피리트 훈련을 겨냥하면서도 『쌍방이 서로 양보하는 미풍을 발양,평화문제를 해결하는 첫 관문을 열어제끼자』고 답사.
한편 남북한의 총리는 만찬이 시작되기전 별실에서 양측 책임관 등이 배석한 가운데 10여분동안 요담을 나눠 눈길.
만찬이 끝난뒤 양측대표단은 하오9시께부터 서울시립합창단 등의 공연을 관람.
▷판문점 통과◁
연 총리 등 북측대표단을 태운 승용차가 10일 상오10시10분 판문점 평화의 집앞에 도착,연 총리는 환영나온 우리측 차석대표 김종휘 대통령외교안보 보좌관과 반갑게 악수를 나누고 『오랜만 입니다』 『반갑습니다』라고 인사.
이에앞서 북측 수행원 30명과 보도진 50명은 상오9시50분께 중립국감독위회의실을 통해 인원점검을 마치고 도보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우리측으로 진입.
북한 기자들은 회담전망을 묻는 질문에 한결같이 『우리가 양보하면 남측이 또다시 한발 뒷걸음질쳐왔다』고 주장하면서 『회담이 잘되기 위해서는 남측이 성의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촉구.
김광일기자(중앙통신)는 『남측에서 비핵화선언 등을 발표한바 있으나 대표접촉에서 난항을 보인만큼 큰 진전은 힘들지 않겠느냐』고 고 회담전망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표한뒤 『남측에서 양보하는 폭에 따라 회담의 향배가 결정될 것』이라고 주장.
▷이모저모◁
호텔측은 북측대표단 숙소로 본관 15∼17층의 객실을,북측기자단에는 본관에서 1백여m 떨어진 더글러스클럽이란 3층 별관을 각각 배정했고 연 총리에겐 본관중 최고급 객실인 17층의 다이아몬드 스위트룸을 배려.
호텔측은 이밖에 북측대표단 및 기자단 객실에 투숙중에 사용할 선물도 비치했는데 이북5도민들이 출자한 동화은행측이 15만원 상당의 삼성세이코 시계를,럭키가 남성용 화장품 및 세면도구 세트를,백양이 고급내의세트 및 양말 등을 각각 협찬했다고 호텔관계자가 소개.<신효섭기자>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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