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해체 독립경영 전환/정계 직접 진출않고 지원”/출근길서 기자회견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9일 자신의 연내 경영일선퇴진 및 정계진출설에 대해 『연내 은퇴는 없을 것이나 약속대로 93년까지는 경영일선에서 손떼겠다』며 『정계에 직접 진출하지 않고 사람을 지원하는 방식을 택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또 앞으로 현대그룹을 계열사별 독립경영체제로 바꿔 『그룹이 해체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날 상오 출근길에 일부 기자와 만나 향후 자신의 거취 및 그룹운영에 대한 구상을 이같이 밝혔다.
정 회장은 정계진출설과 관련,『근거없는 억측』이라고 일축하고 『직접 정계에 진출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와관련,『다만 내년 국회의원선거부터 나라를 위해 진심으로 일할 사람을 찾아 물심양면으로 지원할 생각』이라며 내년초에 이와관련된 구상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경영일선에서의 조기은퇴 가능성에 관해 『회사형편을 보아서 하겠다』고 말해 경우에 따라서는 93년 이전에라도 경영에서 손뗄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현대그룹의 경영체제 전환에 대해 『독립경영 체제로 바꿔 길게 봐서는 그룹이 해체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히고 『현대그룹의 집단지도 체제는 아우인 정세영회장으로 끝나고 그 이후는 「현대그룹회장」이라는 말이 없어진다고 봐도 좋다』며 정세영회장 체제는 3년 정도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그룹의 개편방향에 관해 『세영회장은 현대자동차를 맡고,몽구 등 아들(6명)들은 현재 경영에 관여하고 있는 현대정공 등 7∼8개 회사를 맡게하며 나머지 30여개 회사는 각 사의 전문 경영인이 책임지게할 생각』이라며 이를위한 작업은 내년부터라도 가능한 회사부터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아직까지 공개되지않은 28개 비상장회사는 내년에 3∼5개 회사를 시작으로 앞으로 2∼3년내에 모두 공개토록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재계는 정 회장의 구상이 전해지면서 대단히 충격적이라는 표정이다.
재계가 무엇보다도 놀라고 있는 점은 정 회장이 밝힌 현대그룹의 향후 경영구도개선 대목.
정 회장의 말이 그대로 실행된다면 그것은 그룹이 진짜 「해체」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 현대그룹의 후계구도와 관련한 그동안 재계의 지배적 관측은 현대자동차를 정세영회장이 맡아 그룹에서 분립독립하되 나머지 계열사들은 정몽구씨를 중심으로해 적어도 이름만큼은 「현대그룹」 산하로 뭉치게 될것이라는 전망이었다.
재계 관계자들은 조만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이는 정 명예회장의 거취문제 및 현대그룹 경영구도 향배가 경제력 집중완화,소유와 경영의 분리측면에서 다른 재벌그룹 등 재계전체에 심대한 영향을 주고 재계와 정부의 위상에도 변화를 줄것으로 보고 있다.<송태권기자>송태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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