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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통합 어떻게 돼가나(유럽의 선택: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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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통합 어떻게 돼가나(유럽의 선택:4)

입력
1991.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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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불안 엇갈린 약소회원국/경제취약 「변방」 전락 우려/스페인등 재정지원 요구/이선 「3등국」 추락 현 위기탈출 실마리로【마스트리히트(네덜란드)=강병태특파원】 EC통합을 선도하고 있는 독일,프랑스와 이들의 주도를 완강히 견제하고 있는 영국 등 「EC북부」 국가간의 줄다리기장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마스트리히트 EC정상회담에 참석한 나머지 EC국가정상들은 각기 다른 기대와 불안을 안고 있다.

남유럽의 「대국」 이탈리아는 정치통합에는 영국의 보수진영에 가담하고 있지만 경제화폐통합에는 큰 기대를 갖고 있다. 유럽의 「2등국에서는 3등국」으로 전락할 경제사회적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는 실마리를 얻으려는 기대다.

이탈리아는 재정적자 인플레 성장률 무역수지 등 모든 측면에서 서유럽최하위 그룹으로 밀려나고 있다. 그러나 정치인들은 정치혼란속에서 내년초의 의회총선 준비에만 매달려 있고,중앙은행만이 유럽통합열차에의 유리한 편승조건을 얻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또 독일의 영향력 확대를 꺼려 유럽중앙은행을 독립에 두는 것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스페인 포르투갈 그리스 등 다른 「EC남부」 국가들은 경제화폐통합의 조기실현에 큰 불안과 초조감을 갖고 있다.

「EC북부」에 비해 경제적 후진국인 이들은 엄격한 화폐통합 참여기준에 걸려 유럽통화과정에 참여하지 못하거나 대기 후보에 머물게 되면 통합EC의 변방으로 완전히 밀려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남부 3개국중 현재 유일하게 유럽통화체제에 끼여 있는 스페인은 북부부국들이 주도하는 화폐통합논의에 발언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스페인은 남부빈국들이 화폐통합 참여기준에 맞춰 재정상황을 개선할 수 있도록 북부부국들의 재정지원을 해마다 늘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스페인은 이같은 요구에 대한 부국들의 보장이 통합조약에 규정되지 않는 한 조약체결에 거부권을 행사할 태세다. 곤잘레스 스페인총리는 마스트리히트로 떠나기 전 스페인의 국익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으면,경제화폐 통합조약을 거부할 것이라고 재차 다짐했다.

스페인의 이같은 강경자세는 최근의 경제적 성공에 따른 자신감에서 남부빈국들의 대변자를 자임하려는 의지로 이해된다. 스페인은 지난해 높은 경제성장에도 불구,인플레율은 6%에 머물렀다. 국가부채율은 독일보다 낮고,페세타통화는 최근 수개월 동안 유럽통화 체제내에서 가장 강세를 보이고 있다.

EC의 최빈국 포르투갈은 화폐통합참여를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 또 포르투갈은 92년 상반기 동안 처음으로 EC의장국을 맡게 돼 있어 마스트리히트 정상회담의 성공적 결실을 바라는 쪽이다.

그러나 화폐통합을 이른바 「수렴요건」 충족속도에 따라 두 그룹으로 나눠 단계적으로 이룩하는 것에 반대한다. 그리고 이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나라에 대한 제재조치 등에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포르투갈은 현재 인플레율이 11%를 넘고 있어 「수렴요건」 충족과 화폐통합 참여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형편이 가장 나쁜 나라는 포르투갈과 함께 최빈국에 속하는 그리스다.

그리스는 인플레율 17.4%에 재정적자율 19.8% 국가채무율 94%에 이르는 심각한 경제적 문제를 안고 있어 화폐통합참여를 생각도 할 수 없는 처지다.

중앙은행 총재도 구조적인 경제문제가 97년 이전에 해소될 전망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이 때문에 미초 타키스 그리스총리는 마스트리히트 정상회담에서 부국들만의 화폐통합은 EC의 존재자체를 위협할 것이란 경고와 함께 재정지원을 강력히 요구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같은 EC남부 국가들의 요구는 얼마간의 지원약속을 얻어내는데 그칠뿐,대세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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