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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교주의 방북 파문(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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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교주의 방북 파문(사설)

입력
1991.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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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선명 통일교 교주의 북한에서의 행상이 일파만파의 소동을 빚고 있다. 개인자격으로 정부와의 협의도 없이 방북한 문 교주이다. 그런데도 김일성주석과 윤기복을 만나 회담을 하더니 우리의 통일과 안보에 민감한 현안들을 망라한 공동성명까지 발표,평지풍파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검찰이 이미 수사에 착수,국가보안법과 남북교류협력법 위반여부를 가려 법적책임을 묻기로 한데다 시중은행들도 통일그룹에 대한 신규여신을 전면 중단키로 했다고 한다. 또한 실향민·안보·종교·여성단체 등 17개 단체에서도 『어처구니가 없다』며 『민족문제의 개인흥정』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어 여파가 오래갈 것이 자명하다.

우리는 이같은 엉뚱한 사태의 전개에 깊은 유감과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유감은 나라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정부도 국민의 수임을 받아서 나라와 국민을 대표하는 터에 대표권도 없는 개인이 과연 이럴수가 있느냐는 사실이다. 교단을 이끌고 재벌그룸을 소유한 문 교주이고 보면 나라밖에 나가 여러가지 개인활동이야 할수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핵·이산가족 재결합·남북 정상회담문제 등 국민의 수임을 받은 정부에서나 다룰수밖에 없는 민감하고 중대한 문제를 개인차원에서 넘봤다고밖에 볼수없는 혐의가 소위 발표된 「공동성명」의 문맥에 생생히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행동은 결과적으로 정부의 입장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국민적 혼란을 야기할수가 있는데다가 남북관계의 진전에도 걸림돌이 될수있기에 응분의 책임문제가 따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두번째 유감은 평소 승공활동을 펴온 문 교주가 어째서 북한측이 세상이 달라져도 여전히 버리지 못한 통일전선전략을 결과적으로 돕는 사태를 빚었느냐는 안타까움이다. 말로는 언제나 평화통일을 주창하면서도 여전히 정부를 따돌리고 남한의 개인이나 사회단체와 통일전선구축을 기도하는 북한이다.

이번에도 역시 북한은 체면마저 버린채 문 교주에게 1억5천만달러의 헌금을 요청하는가 하면 공동성명에 끌어들여 통일전선구축기도를 노골화했던 것이다.

또한 북한은 이번 문 교주에 대한 그들나름의 융숭한 접대를 통해 과거 문익환목사의 북한방문 뒷처리때와 같은 맥락의 고통스러운 짐을 남한정부에 안겨주려는 기도마저 가졌음을 짐작키 어렵지 않다. 문 교주가 이런점을 미리 생각하고 정부당국과도 사전에 충분히 협의했었다면 오늘의 불필요한 사태는 생겨날수가 없는 것이다.

북한당국에 대해서도 차제에 또다시 경고를 해둬야겠다. 공산권붕괴·경제파탄·외교적 고립으로 어려움에 처해있으면서도 북한이 민족의 염원을 여전히 술책으로 이용하려해서는 진정한 협력을 얻어 곤경에서 벗어날 길이 더욱 멀어진다. 이 점을 북한은 지금이라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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