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연방은 아직도 문서위에는 존재하고 있지만,사실상으로는 와해됐다는 사실을 우리는 모스크바의 「식량공황」에서 목격하고 이다. 소련,특히 모스크바같은 대도시에서의 생활필수품 부족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만큼 단편적으로 전해지고 있는 보도들이 어느 정도로 심각한 것인지 단정짓기는 어려운 면도 있다.그러나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6일 식량공급원인 우크라이나 등 4개 공화국에 긴급식량공급을 호소하고 나섰다. 연방정부당국에 의하면 모스크바 페테르스부르크 등 대도시의 식량비축량은 열흘에서 보름치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소련의 식량공황은 단기적인 절대량 부족보다는 연방기능의 와해가 가져온 정치적 현상이라고 할수 있다. 지난 10월 방콕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재무장관회담에서 소련측이 밝힌 자료에 의하면 소련은 올해에 경제가 국민총생산(GNP)으로 쳐서 13%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 가운데 농업생산은 11%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소련의 식량부족을 메우기 위해 유럽공동체(EC)는 이미 24억달러의 식량차관을 주기로 합의했고,미국도 25억달러의 식량차관에 동의했었다. 결국 당면한 식량공황은 연방기능의 와해에 따른 유통구조의 와해,그리고 정치적 혼란에 따른 경제적 규범의 와해때문에 일어난 사건이라고 할수 있다.
모스크바를 비롯한 대도시의 식량공황은 이미 소련 안팎에서 경고돼온 일이었다. 소련 당국자는 물론,서방측으로서도 식량공황이 자칫 정치적 불안으로 폭발하고 소련의 민주화·시장경제화 개혁에 타격을 줄까 우려하고 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으로 대표되는 연방정부는 이미 권력의 기반이라고 할수 있는 재정을 러시아공화국에 의지하는 상태가 됐다. 연방정부는 이제 새 연방조약과 경제협약안을 토의하는 명목상의 협의기구에 지나지 않은 꼴이다.
이런 상태에서 이번 식량공황상태는 고르바초프 대통령에게 어쩌면 마지막 기회이자 마지막 도전이 될 수도 있다.
그는 식량공황의 해결을 통해 최소한의 연방기능을 재생할 수도,또 그 실패에 따르는 정치적 몰락을 재촉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이제 소련에 대해 「선의의 이웃」의 자리에 있는 우리로서는 소련을 움직이고 있는 지도자들이 정치적 역량을 기울여 이 식량공황사태를 극복하기를 기대하고 싶다. 식량공황의 슬기로운 극복은 새로운 연방조약과 경제협약을 마련하는데에도 중요한 선도적 역할을 할것이다.
서방측 각국은 소련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 적극적인 협조를 서둘러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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