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운전학원 횡포 “끝이 없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운전학원 횡포 “끝이 없다”

입력
1991.12.09 00:00
0 0

◎낡은 연습차량/강사들 불친절/잦은 금품요구/실수하면 반말·욕설 “상전행세”/여성들엔 노골적 희롱도 예사/「가면허제」 발표후 더 기승… 불편·수모 호소 줄이어자동차운전학원들이 방향지시등이나 백미러조차 없는 낡은 연습차량을 사용하고 강사들도 불친절하고 무례한 행동을 하는가하면 공공연한 금품요구사례가 많아 불편과 수모를 호소하는 수강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자동차운전학원의 횡포는 최근 당국이 3회 이상 면허시험 불합격자에 2년간 응시자격을 제한하는 관계규정 개정을 추진하고 학원강습수료후 가면허를 내주고 도로주행시험을 거쳐 정식면허를 발급하는 「가면허제도」 도입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진 뒤 시험제도 변경이전에 면허를 취득하려는 수강생이 폭증하면서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7천여평 부지와 연습차량 1백여대를 갖춘 서울 모자동차학원의 경우 최근들어 하루평균 30여명의 연수희망자가 쇄도,예전의 2배 이상 수강생이 몰리고 있고 문의전화도 매일 1백통 이상씩 걸려오고 있다. 이 때문에 당장 등록을 해도 한달 가까이 기다려야 교습을 받을 수 있다.

이같은 실정은 서울시내 대부분의 학원이 마찬가지이다.

지난달 11일 C학원에 등록한 최기평씨(66·서울 동작구 사당동)는 최근 면허취득을 아예 포기했다. 최씨는 『등록후 20여일만에야 간신히 교육을 받게됐는데 매번 한시간 이상씩 기다려야 실습차를 배당받는다』며 『노인이나 부녀자에게도 예사롭게 반말을 하고 실수할 경우 욕설까지 퍼붓는 등 상전행세를 하는 것을 참을 수 없어 수강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면허취득후 시내연수과정에서의 금품요구가 말썽을 빚었지만 최근에는 학원에서도 좋은 차를 배당받거나 좀더 친절하게 교습을 받기 위해 강사에게 돈이나 선물을 주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회사원 이모씨(36·서울 송파구 가락동)는 『매번 몇천원 정도를 쥐어주면 순서를 당겨주기도 하고 강의내용도 훨씬 좋아지므로 2주일 동안 학원에 다니면서 모두 5만원 정도를 더 썼다』고 말했다.

운전학원의 횡포로 인한 피해는 여성의 경우 특히 심하다. 이들은 공공연한 금품요구 외에 성적희롱까지 당하기도 한다.

유학을 위해 최근 운전면허를 딴뒤 모학원에서 시내연수를 받았던 오모씨(25·여·서울 서초구 방배동)는 『연수 이틀째 미사리조정경기장 부근까지 주행연습을 갔다가 술한잔 사라고 끈질기게 요구하는 바람에 할수없이 3만원을 주고 달랬다』며 『교습중에 슬쩍슬쩍 몸을 건드리는 일도 많고 노골적으로 유혹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운전학원의 횡포는 수요에 턱없이 모자라는 학원의 「경쟁없는 운영」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자동차운전학원의 관리·감독을 맡고있는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담당직원 3명이 매년 1회씩의 정기감사와 제보 등에 의한 부정기단속을 벌이고 있으나 워낙 인력이 달려 효율적인 관리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이태희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