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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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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1.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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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전국시대 이야기다. 위나라의 문후가 이극이라는 사람에게 이렇게 물었다. 「선생께서는 일찍 말하기를 집안이 가난하면 어진 아내를 생각하고,나라가 어지러우면 어진 재상을 생각하라고 하셨습니다. 지금은 어떤 인물이 재상이 되면 좋겠습니까」 대답은 이러하다. 「그가 야에 있을때 누구를 가까이하고,부유할때 누구와 사위는가를 보고,그가 벼슬하는 사람이면,누구를 천거하는 가를 알아볼 것이며 곤경에 처해 끝내 지키는 행위가 무엇인가를 보아야 한다. 또한 가난할때는 무엇을 취하는가를 보아야 합니다」 ◆인재를 가려내는 기준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다르다. 태평성대라면 계속 안정을 도모할 사람이 필요하고 위기와 비상시엔 그에 적합한 인재를 등용함이 마땅할 것이다. 정치의 요체는 인사라고 한다. 폭넓게 천거를 받고 신중하게 선택하는 인사가 비상시국엔 더욱 중요하다. 앞에서 열거한 다섯가지 조건을 고루갖춘 인재를 찾아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만한 노력이 없으면 실패를 자초하게 된다. ◆대통령 임기 1년여를 남겨두고 개각설이 파다하다. 또 한편에선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공천과 탈락설로 정치권은 한창 뒤숭숭하다. 여야를 안가리고 물갈이론이 무성하여 당사자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비리와 잡음에 관련되었으면 가차없이 미역국을 먹을 것이라는 예상이 높아가고 있다. 입각과 공천의 물망에 오르는 사람도 많고 낙방대열의 명단도 슬슬 흘러 나온다. 어디서 어디까지가 사실인지는 뚜껑을 열어야만 알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사람들의 이름은 좀체 탐탁한 인상을 주지 않는다. 그 밥에 그 나물이라고나 할까. 이번 개각과 공천은 아마 6공의 마지막이자 최대의 인사일 것이다. 국회의원은 국민이 직접 뽑는 단계가 있으나 개각은 대통령의 의사에 달렸다. 생색과 선심은 끼어들지 말아야 한다. 오늘의 상황은 그럴만한 여유가 없다. 6공이 적어도 마무리 인사만은 잘했다는 평가라도 남겨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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