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진 내인생 열일곱 처녀로 되돌려주오”/정신대할머니 절규에 보도진들 숙연/변호인단 “사과만 말고 보상 이어져야”『망가진 내인생을 열일곱처녀로 되돌려 주시오』
『사죄도 보상도 필요없소. 젊어서 돌아가신 아버지를 살려놓으시오』
일본의 태평양전쟁 도발 50주년을 하루앞둔 6일 일본 법원에 몰려온 한국인전쟁 피해자들은 지난 반세기 동안의 원한을 삭이지 못해 울부짖었다.
「일본의 전후처리 촉구재판원고단」 35명은 이날 상오10시 동경지방재판소 민사부에 1인당 2천만엔씩 모두 7억엔을 청구하는 소장을 제출했다.
원고단은 폭격으로 왼팔을 잃은 이영환씨(79) 등 군인·군속출신 16명,태평양전쟁 희생자유가족회 김종대회장(55) 등 희생자의 유자녀 및 미망인 16명,김학순씨(67) 등 종군위안부(정신대) 출신 3명이다.
소장을 제출한 뒤 곧이어 일본 법조기자 클럽에서 있은 인터뷰에서 종군위안부 김씨는 『일본땅을 밟으면 50년 동안 맺힌 원한이 폭발해 자진하고말줄 알았다』며 『보상같은 것은 필요없으니 망가진 내인생을 열일곱 처녀때로 되돌려 달라』고 호소,내외신 보도진의 심금을 울렸다.
중국 길림성 태생인 김씨는 열일곱살때 철벽진이란 곳에서 일본군에게 붙잡혀 부대안 위안소에서 일본군의 노리개가 되는 「짐승같은 생활」을 3개월간이나 했다고 털어놓았다.
남양군도서 폭격에 왼팔을 잃은 이영환씨는 『50년이 되도록 일본정부가 보상도 사과도 하지않는 것은 한국인에 대한 멸시』라고 분개하면서 『나이 80이 되도록 아무리 옛날일을 잊으려해도 잊혀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쟁말기 아버지가 브라운도에서 일본군과 함께 「옥쇄」했다는 한문수씨(49)는 전사통보가 없어 고아아닌 고아로 자라온 고생담을 털어놓은뒤 『보상도 사과도 다 필요없으니 아버지를 살려내라』고 절규했다.
이 재판 변호인단 대표인 다카기(고목건일)변호사는 기자회견에서 『가이후(해부준수) 전 총리와 미야자와(궁택희일) 현 총리가 한국침략에 대한 사과와 반성의 뜻을 표했고,와타나베(도변미지웅) 외무장관도 엊그제 국회에서 전쟁중 아시아 각국에 끼친 손해에 대해 같은 발언을 했다』면서 『나치독일이 유태인에게 범한 범죄를 보상한 것처럼 일본도 국제법과 관례에 따라 마땅히 보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제소현장에는 「일본의 전후책임을 확실히 하는 회」 등 일본 시민단체 「정신대문제 우리여성 네트워크」 등 재일동포 여성단체회원 등 40여명이 나와 원고단을 응원했다.
원고단은 11일까지 동경 오사카(대판) 히로시마(광도) 등에서 열리는 태평양전쟁 5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뒤 12일 귀국할 예정이다.<동경=문창재특파원>동경=문창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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