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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식량위기 끝이 안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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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식량위기 끝이 안보인다

입력
1991.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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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량등 감소에 공화국간 보완체제 붕괴 치명적/서방도 농산물 차관제공 주저… 민중봉기 우려 커져식량부족에 따른 소련의 민중봉기 위기가 피할 수 없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느낌이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과 소 주요언론들은 5일 수도 모스크바의 식량 공급중단과 이에따른 사회위기의 도래를 거듭 경고함으로써 실감케 하고 있다.

물론 재정파탄과 외채상환 불능에 이어 또 하나의 경제파국 요인으로 나타난 식량위기는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다. 소련은 그동안 연례행사처럼 식량위기설에 시달려 왔으며 그때마다 극적으로 고비를 넘겨왔다.

그러나 올겨울의 식량사정은 예년과는 판이하게 다른 것 같다. 소련 지도부가 모스크바의 식량공급 중단 사실을 공식으로 확인했을뿐만 아니라 모스크바시 당국이 부분적으로 식량구매 쿠폰을 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빵과 고기 등 기본식량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소련 국가통계위원회는 최른 올해 농작물 수확량을 전년도 대비 20%이상 감소된 1억7천1백만톤으로 발표했다. 미 농무부도 소련의 올 농작물 수확량을 편년작에도 못미치는 1억8천만톤,즉 지난해의 2억3천5백만톤에 비해 무려 5천여만톤이의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소련 정부 구매량은 정치격변기에 따른 권력의 공백현상으로 정부수매 목표량인 7천7백만톤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또한 중앙권력 약화로 인한 기존의 농산물 유통구조의 붕괴와 수확기의 일손부족,저장 및 가공·수송시설 미비 등도 현 식량위기의 「공범」으로 꼽히고 있다. 소련문제 전문가들은 이같은 간접적인 원인으로 소실되는 곡물량이 수확량의 4분의 1 수준에 이른다고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 식량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은 지난 8월의 불발 쿠데에타이후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연방체제 와해와 이에따른 국가경제 구조의 붕괴라고 할 수 있다. 독립지향적인 소련의 주요 공화국이 굶주리는 자국 주민들을 위해 생산 농산물의 반출을 일방적으로 금지시키고 있기 때문에 연방공화국간 경제보완 체제가 급격히 무너져 지역간 편차가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소련의 식량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약 3천7백만톤의 농산물 수입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농산물 공급국인 미국을 비롯한 서방진영은 인도적인 차원의 긴급원조외에 소련내 정치안정과 유통 및 분배구조의 개혁 등을 요구하며 농산물 차관을 주저하고 있다. 때문에 소련의 현 식량위기는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아프리카 빈민국에서나 있을 법한 식량폭동이 일어날 가능성도 농후하다.

그럴 경우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보리스 옐친 러시아공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회복할 수 없는 치명타를 입어 또다른 정변의 소지를 제공하게 될게 틀림없다.

뿐만 아니라 소련의 식량폭동은 미국을 축으로 하는 서방경제에 심대한 타격을 가해 전세계가 후유증에 시달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

소련의 식량위기 타개에 전세계가 힘을 모아야 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이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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