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DS 보복」 기사 파문확산

◎보사부 “날조”에 잡지사선 “자료충분”여성월간지 「웅진여성」 12월호에 게재된 AIDS 감염여성의 보복섹스 기사가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검찰이 6일 진위여부에 대한 수사에 착수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검찰조사 결과 AIDS 복수극이 자세히 기록된 일기의 주인공은 서울 강남의 D요정 호스티스로 일하다 지난해 11월 자살한 김미옥양(당시 25세)으로 실존인물이긴 하지만 보사부에 의해 AIDS 감염사실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문제의 기사는 「AIDS에 걸려 자살한 미모의 20대 여배우겸 모델 김○옥양 2년 복수극 비밀일기 입수」란 제목으로 『김양은 AIDS에 감염된 뒤 남자에게 복수하기 위해 장관 국회의원 기업인 변호사 의사 교수 대학생 등 40여명과 성관계를 가졌다』며 이들의 명단을 최초로 공개한다고 돼있다.

기사중 「김양의 일기」에는 최근 여당의 작고한 모의원 이름이 지워져 있으나 식별이 가능하며 H·L·P의원 등의 이름도 들어 있다. 웅진여성측은 김양이 AIDS에 감염된 뒤 함께 기거했던 친구들의 증언과 김양의 어머니로부터 입수한 일기원본 등을 토대로 기사를 작성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보사부는 「이 기사가 다른 여성월간지 90년 8월호에 실렸던 「AIDS 감염자 보복섹스 행각」이란 기사의 내용과 사진을 거의 그대로 실은 날조된 기사』라고 반박하고 있다.

보사부에 의하면 AIDS 양성자는 국립보건원 최종 판정후 보건당국이 관리하고 있으나 지금까지 발견된 여자 양성자 23명중 문제의 기사내용처럼 헌혈과정에서 드러난 67년생 여자는 없으며 전체 감염자 1백67명에도 배우 등 연예인이 없다는 것이다.

또 가명으로 헌혈한 경우에도 양성자로 드러나면 국립보건원이 역추적해 신원을 밝혀내고 있으나 지금까지 가명 헌혈자중 AIDS 감염자는 남자 2명뿐이라는 것이다.

특히 보사부는 김양의 89년 2월5일 일기에는 『K의원이 여당 국회의원이 되었다』고 했으나 3당 통합은 90년 1월에 이루어졌기 때문에 이는 움직일 수 없는 날조의 증거라고 지적했다.

한편 법률검토 작업에 착수한 검찰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조사결과 기사가 조작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이나 법률적용에는 어려움이 많다』고 밝히고 있다.

검찰이 예상하고 있는 적용 가능 법규는 AIDS 예방법 위반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

검찰은 특히 최근 작고한 의원의 경우 유가족들이 고소하면 「사자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가 성립된다고 밝히고 있다.<고재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