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살 이상의 노령인구가 올들어 2백만명을 넘어섰다. 전체인구 가운데 5%를 차지한 셈이다. 급격한 도시화 만큼 노령화의 진전 속도도 빠르다. 2천년에 가면 3백만명을 넘으리라는 예상이다. 노인문제는 이미 가정의 차원을 떠나 사회복지의 긴급한 과제로 떠올랐다.산업사회와 도시화는 겉으로 문명의 발전과 보급을 이뤘으나 안으론 인간의 소외와 고독감을 증폭 시켰다. 전통적인 인정의 유대관계가 사라지고 이기주의가 지배하는 도시는 비정하고 냉혹하다. 그래서 오늘의 도시엔 이웃도 없다. 특히 노인들의 경우가 더 심하다.
살아 노후도 홀로,숨질때도 홀로,70대 노인과 50대의 고령자가 이처럼 외롭게 이 세상을 하직하였으나 그 죽음은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자식들에 의해 발견되었다. 돌보는 이가 없이 병마에 쓰러졌다는 것이다. 기막히게 쓸쓸한 최후앞에 갑자기 고독의 전율과 무정의 한숨이 엄습해 올것만 같다. 과연 이럴수가 있는 것일까,가정과 인간관계에 냉기가 감돈다.
우리나라 노인들은 이중 삼중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가족관계의 지주였던 효도정신은 날로 퇴색해간다. 게다가 노후의 자립은 지금으로선 아무런 보장이 없는 딱한 현실이다. 정년퇴직 등으로 은퇴 이후엔 소득원의 상실로 당황하게 된다. 생활난과 질병에 맞서기 어렵다. 그런가 하면 사회적인 복지의 혜택은 꿈꾸기조차 못할 형편이다. 가정과 사회로부터의 소외감,천하에 홀로라는 고독감은 이래서 뼈에 사무친다. 도시지역에서 분가노인은 4명중 한명꼴이며,경제자립도 36.5%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 노인 문제의 심각성을 그대로 반증한다.
가정과 이웃에서 단절되는 노령화를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는 일이다. 노인복지에 대한 투자가 미미함을 나무라기만 해서야 대책은 세워지지 않는다. 이제부터라도 가족의 이기주의를 헐어내고 이웃간의 관심과 인정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이러한 분위기는 지역사회에서 자발적으로 조성함이 바람직하다.
한 실례로 일본에선 독신노인들을 돕는 지역사회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이 활발하다고 한다. 노후의 독신생활자들에게서 실비만 받고 하루세끼 따뜻한 식사를 배달해 주고있다. 이런 형식의 자원봉사는 배달할때 노인들의 안부까지 확인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게 된다. 인도적 봉사로서의 한 표본으로 받아들일만 하다는 생각이 떠오르기도 한다.
노령에 가장 중요하고 기대되는 것은 가족과 이웃의 관심이다. 고독은 죽음에 이르는 병이나 마찬가지다. 인정이 넘치면 궁핍따위는 그렇게 서럽지가 않을 것이다. 관심만 보여주어도 죽음이 괴롭지가 않을 것이다. 누군가 곁에서 따뜻이 지켜주는 눈길을 보내도 노후의 고통은 한결 가벼워질 것이다.
도시의 비정은 우리가 만들어 냈기에 우리가 없애가야 한다. 오늘의 노인들은 무엇보다 인정을 갈망하고 있음을 잊지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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