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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디가 성추문 「강간인가 화간인가」/지난 2일 재판시작…공방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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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디가 성추문 「강간인가 화간인가」/지난 2일 재판시작…공방치열

입력
1991.1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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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측 “명백한 폭행… 증언 사전조정 있었다”/변호인 “합의된 성행위… 홀대하자 거짓폭로”「케네디가와 섹스」,이 센세이셔널한 논픽션 드라마가 전세계 언론을 들끓게 하고 있다.

지난 3월의 부활절 주말에 케네디가의 팜비치별장에서 발생한 성추문 사건 공판이 벌어지고 있는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 법정에서 「강간이냐 화간이냐」를 놓고 검사와 변호사의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재판정 내외에서 5백여명의 보도진이 열띤 취재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 2일 시작된 이 재판에서 검찰측은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 조카 윌리엄 케네디 스미스(31)를 파렴치한 추행범으로 몰아붙인 반면,변호인측은 스미스가 단지 달빛 아래서 연인과 사랑을 나누었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검찰측은 이날 스미스의 성범죄 전력을 밝히기 위해 스미스로부터 추행을 당한 바 있다고 주장하는 3명의 여성을 증인으로 신청했으나 재판부에 의해 기각됐다.

그러나 이러한 「작은 패배」에도 불구하고 담당검사인 모이라 라시 여사는 『스미스의 행위는 명백히 잔인하고 폭력적인 강간이며 이는 플로리다주법의 중대한 범죄에 해당한다』며 공소유지에 자신감을 표명하고 있다. 이에 대해 변호사 로이 블랙은 『두 남녀는 완벽한 합의에 의해 성행위를 가졌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블랙은 또한 추행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이 팜비치 별장사건 이후 스미스가 그녀를 소홀히 대하자 반발심에서 거짓 사실을 폭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라시 검사는 재판 이틀째인 3일 피해여성의 친구이며 사건 당일 밤 별장파티에 참석했던 앤 머서양을 증인으로 내세워 강간임을 입증하는 진술을 이끌어냈다. 머서양은 피해여성이 옷매무새가 흐트러진채 신경질적으로 울면서 잃어버린 구두를 찾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또한 그녀는 분명히 강간당했다고 자신에게 말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블랙 변호사는 머서양이 케네디가의 성추문과 관련된 한 TV와의 인터뷰 대가로 4만달러를 받아 남자친구와 멕시코 여행을 다녀온 사실을 제시하고 그녀가 TV제작자의 관심을 끌기위해 케네디가의 명성을 이용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머서양은 사실조작 부분은 부인했지만 4만달러를 받아 쓴 사실은 시인했다.

재판정의 분위기가 스미스에 대한 동정론으로 기울자 라시 검사는 검찰이 앞으로 필요하다면 케네디 상원의원도 증인으로 소환하겠다고 말했다. 그녀는 특히 케네디 의원과 변호인측이 법정증언에 대비해 사전조정을 한 혐의를 밝혀내겠다고 다짐했다.

케네디 가문의 쇠퇴를 극적으로 보여준 이 재판이 시작되자 마자 전세계 매스컴은 엄청난 관심을 갖고 이 사건을 생생히 보도하고 있다. 미·소 정상회담이나 미 공화당 전당대회 취재를 방불케하는 이같은 취재열기에 대해 언론학자들은 『돈과 섹스,그리고 케네디 가문이라는 최고의 뉴스거리가 들어있는 사건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지난 10월의 토머스 대법관 성추문 청문회에 이어 또다시 언론의 자기 현시적인 황색저널리즘에 의한 전파낭비라는 비판도 일고있다. 앞으로 2∼3주간 계속될 이번 재판에서 유죄판결이 나올 경우 케네디 가문의 명예실추와 아울러 스미스는 최고 4년6개월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송병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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