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답답하고 안쓰럽다. 대학의 입시업무를 관장하고 있는 보직교수 등 대학 행정당국자들이 그렇게도 현실감각이 무디다는 말인가. 상아탑에 안주하다보니 신정연휴의 귀성소동쯤은 안중에도 없게 됐다는 말인가.서울대학교를 비롯해 한양대·중앙대·홍익대 등 입학정원 규모가 큰 서울의 많은 대학들이 합격자발표 날짜를 3일 또는 31일로 잡아 놓았고,서울대 등 몇몇 대학들은 30일 상오 합격자발표에 이어 곧 신체검사에 들어가 31일까지 신체검사를 끝내기로 했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들 대학들은 합격자명단을 각 단과대학과 교내 대운동장의 게시판을 통해 발표할뿐,개별통지를 일체 하지않기로 했다고 한다. 이렇게되면 이들 대학교에 응시한 수험생들은 일단은 모두 대학에 찾아가 합격여부를 직접 확인해야하고,합격자는 30일 또는 31일에 신체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는 바로 연말연시의 연휴 교통북새통에 엄청난 새로운 교통인구를 서울의 많은 대학들이 만들어 내는 결과를 빚게되는 것이다. 입학정원 4천6백85명인 서울대의 경우만해도 지원자가 1만1천14명이나 되며 이중 절반이상이 지방수험생들이다. 한양대도 지원자가 1만4천명이나 되며 여타대학들도 1만명 안팎이다. 대충 어림해도 합격자발표를 보러와야하고 신체검사를 받아야하는 지방수험생들과 동행 학부모들이 10만 이상이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들이 신정연휴 귀성이 시작되는 29일에 서울로 몰려들려면 귀성인파와 뒤섞여 치르게될 교통전쟁의 고통도 고통이지만 송구영신의 세밑에 여관방을 잡는일도 보통이 아닐듯하다.
지성과 이성의 표본이라할 대학의 총·학장과 보직교수 등 학사업무를 책임맡고 있는 대학인들이 신입생 전형일정을 짜면서 어느정도의 현실감각만을 발휘했어도 지방수험생과 그 가족들을 연휴 교통지옥의 고통에서만은 해방시켜줄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대학들이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지금도 늦지는 않았다고 본다. 합격자 발표날짜를 하루이틀 정도는 앞당길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예년의 예로 봐도 예정 발표일보다 1∼2일 정도는 빨리 발표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17일에 시험을 치고나서 차질없이 채점과 전형작업이 이뤄지면 10일후쯤인 26∼27일에는 합격자발표가 가능할줄로 믿는다.
그리하여 수험생들에게 되도록이면 연휴 교통지옥의 고통을 덜어주고,채점교수나 신체검사를 해야하는 교수들에게도 연말 하루 이틀전에는 전형업무에서 손을 털게해줌으로써 조금이나마 여유있는 새해맞이가 되도록 한다면 일거양득이 아닐까 한다. 대학당국의 사려깊은 배려를 당부코자 한다.
물론 이러한 촉박한 신입생 전형일정은 짜야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제공한쪽은 대학입시날을 항상 12월 중순 이후로 늦춰 잡는 교육부에 있다고 할 것이다. 내년부터라도 입시날짜를 한두주일쯤 앞당기는 정책배려도 뒤따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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