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누크·훈센 연합에 크메르루주 “불안”/「신변보장」문제는 쉽게 의견접근 보일듯【파타야(태국)=최해운특파원】 노로돔 시아누크공을 의장으로 프놈펜 현정권의 훈 센총리,크메르 루주의 키우삼판,크메르 민족해방전선의 손 산전총리 등 4대 정파지도자대표 12명으로 구성된 캄보디아 최고민족회의(SNC)는 당초 3일 프놈펜에 입성,국내 첫 회의를 열고 본격가동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삼판 폭행사건으로 태국휴양지 파타야에서 열리게 됐다.
따라서 이번 회의에서 논의 초점은 크메르 루주지도자의 프놈펜 귀국에 따른 신변안전 보장문제에 모아지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크메르 루주측은 자신들에 대한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신변안전대책이 마련되지 않는한 프놈펜에 「복귀」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유엔의 개입을 요청했다.
크메르 루주는 캄보디아에 유엔 과도행정기구(UNTAC) 소속 8백명의 유엔평화유지군이 들어온후 자신들의 신변을 직접 보호해야 하며 현재 프놈펜에 남아 있는 크메르 루주국방장관 보좌관인 쿤 티엥의 소재파악 및 게릴라 진지로의 복귀약속 등 두가지 선결 조건을 제시했다.
이에대해 훈 센총리는 현 정부가 크메르 루주지도자들에 대한 신변안전을 책임지고 보장하며 유엔의 개입도 환영한다는 입장을 나타냈으며 내심으로는 국내치안·경찰기능이 자신들의 이해가 확보되기도 전에 유엔으로 넘어간다는데 신경을 쓰고 있다.
크메르 루주에 대한 신변보장문제는 협정에 명확히 규정돼 있고 양측 모두 「평화거부자」라는 인상을 주지 않기위해 이의를 제기할 입장이 못돼 쉽게 의견접근을 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유엔개입조건이 받아들여질 경우 유엔평화유지군 8백명이 캄보디아에 진주하려면 적어도 3개월 이상이 걸려야 하는 현실적 여건때문에 크메르 루주의 프놈펜복귀는 당분간 지연되리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번 회의의 표면적 논점은 크메르 루주의 신변안전보장 문제이지만 내막적으로는 앞으로 진행될 정치스케줄을 놓고 보다 많은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각계파간 첨예한 이해가 맛부딪치고 있다.
크메르 루주는 삼판 폭행사건이 현 프놈펜정권의 계산된 정치음모든 아니든간에 오히려 상당한 정치적 반사이익을 챙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크메르 루주는 삼판이 성난 군중에 린치당함으로써 75∼78년 집권기간 동안 1백만명의 동족을 학살한 죄악에 대한 책임과 초첨을 어느정도 희석시키고 자신들이 캄보디아평화에 핵심적 존재라는 사실을 널리 인식시켜 「프놈펜 복귀」를 당당하게 보장받는 계기를 마련했다. 크메르 루주는 시아누크공이 프놈펜에 귀국한 이후 훈 센총리와 시아누크진영이 급속도로 가까워져 정치적 동맹관계로까지 발전하고 있는데 심히 불안해 하고 있다.
훈 센총리는 이미 노령의 시아누크공을 「아버지」로 호칭하고 있고 훈센과 시아누크공 아들 라나리드공은 「두 아들」로 불려지고 있는 실정. 더욱이 차기정권에서 훈센은 총리에,리나리드공은 부총리에 임명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따라서 차기정권에 도전할 능력은 없으나 아직도 태국캄보디아 국경지대와 농촌에 일정한 지지기반을 갖고 있는 크메르 루주는 「무시못한 존재」로서의 지분확보를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또한 그들의 지원자였던 중국도 삼판 폭행사건을 문제삼아 3일로 예정됐던 외무장관의 프놈펜방문을 취소하는 등 측면지원하고 나섰다.
때문에 이번 회의에서 각 정파는 「평화원칙」에는 동의할 것이 확실하지만 실제 평화가 정착하기까지 각 정파간의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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