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2월이다. 한해를 마감하는 마지막 남은 한장의 달력이 회한의 시간속에 매달려 떨고있다. 덧없이 흘러간 세월을 반성하며 정리해야할 때다. 반성은 되풀이 잘못을 저지르지 않기위한 마음의 매듭이다. 한해의 마무리를 알차게 해야겠다. ◆12월은 본격적으로 추위가 시작되는 때다. 그리고 할일은 많고 시간은 노루 꼬리만큼 남아 바쁘기 이를데없다. 그래서 우리 속담엔 『섣달이 둘이라도 시원치않다』고 말했다. 농가월령가는 이맘 때를 『대설 동지 절기로다/바람불고 서리치고/눈오고 얼음언다』고 읊었다. 역시 빙화처럼 얼어붙을 12월을 묘사하고 있다. ◆이런 겨울 속의 12월을 모파상은 「여자의 일생」에서 『한해의 맨 밑바닥에 어두운 구멍이 뚫린 검은달』이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그는 『이 검은 달이 천천히 흘러갔다』고 했다. 그러나 우리의 12월은 다르다. 12월처럼 빨리 지나가는 달이 없다. 한해를 마지막으로 보내는 12월은 온갖 결산과 통계로 날이 지새고 또 망년회의 모임이 기다린다. ◆12월은 회고하고 반성하는 것은 자체에 목적이 있는 것이아니라 그로부터 얻은 교훈에 의한 현실창조에 의의가 있다. 우리가 마지막 12월을 맞아 「승천하는 용」에서 지렁이고,「동방의 등불」에서 반짝반짝하는 반딧불로 사그라드는 우를 깨끗이 청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근검·절약과 일 더하기운동에 적극나서야 한다. ◆그리고 잘못된 일일랑 마지막달에 다 묻어버리고 새로운 마음가짐과 용기로써 새해를 열자. 동장군이 기승을 부릴 12월엔 무엇보다 불우이웃돕기를 실천해야 한다. 도시영세민이 서울에만도 1백만명이 넘는다. 바삐 돌아가는 가운데서도 한가닥 보제심으로 영하의 세파를 훈훈하게 녹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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