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MBC 공동 연중캠페인/윤화 세계최악… 하루 34명 희생/연 재산피해 2천억… 부상 32만/어린이참변 전체의 13.4%나「해마다 1만2천여명이 죽고 32만여명이 다치며 2천억원이 넘는 재산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하루평균 34명씩 매년 면단위 인구가 도로에서 목숨을 잃고 광명시만한 인구가 병원신세를 진다는 이 보고는 세계 최악인 우리나라의 교통사고 피해가 얼마나 심각한가를 잘 보여준다. 정부는 92년을 「교통사고 줄이기」 원년으로 삼아 96년까지 5년간 대대적 교통사고 절감운동을 전개할 계획이지만 지금과 같은 법규와 제도,도로·안전시설 및 운전자·보행자의 낮은 안전의식으로는 연간 사망자를 1만명 이하로 줄이기도 어렵다. 이에 한국일보는 MBC와 함께 「교통사고 줄이기」 공동캠페인을 연중 계속키로 했다. 한국일보는 국민들의 안전의식을 높이기 위해 이 캠페인을 통해 구조적 문제점과 사고원인을 분석하고 피해자 및 가족들 참상과 사고상황 등을 다각적으로 보도할 계획이다.<편집자주>편집자주>
교통사고에 관한한 우리나라는 선진국 문턱은 커녕 문명국가를 자처하기도 부끄럽다. 차량교통은 국가경제와 국민생활에 필수불가결한 동맥의 자리를 굳혔지만 교통안전은 도외시돼 갈수록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다.★관련기사 19면
62년에 5천1백50건이던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지난해 25만5천3백3건으로 무려 49.6배 증가했고 이로 인한 사망자도 1천1백52명에서 10.7배가 많은 1만2천3백25명으로 폭증했다.
마이카 시대가 열리면서 너도나도 교통안전을 부르짖어왔지만 교통사고 사망자는 5천6백8명이었던 80년이후 연평균 8.2%씩 계속 늘어났다.
지난해 화재 익사 폭발물사고 등 다른 모든 안전사고를 합쳐도 사망자가 1천6백12명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89년을 기준으로 인구 10만명당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미국 18.9,일본 9,프랑스 18.7,영국 9.2명 등인데 우리는 29.7명으로 중국(45.3명)과 남아프리카공화국(35.4명)을 제외하고는 세계최고이다.
자동차 1만대당 사망자수로 계산해도 우리는 47.4명이나돼 미국(2.4) 일본(2) 영국(2.2) 프랑스(3.9) 등과 비교가 되지않을 정도이다.
우리 교통사고의 심각성은 80년이후 사망자수가 미국 1.6,영국 2.2,프랑스 1.8% 등 모두가 전국가적 교통안전총력전을 펼쳐 줄어드는 추세인데도 유일하게 8∼9%씩 증가해온데서 쉽게 입증된다.
91년 10월로 4백만대를 돌파한 우리나라의 차량은 연평균 20.5%씩 늘고 있고 1천만∼1천2백만대까지는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해 교통사고로 인한 재산피해액 2천1백38억원은 국민총생산의 1%를 넘는 규모였다. 또 90년 교통사고 사망자중 사회활동이 가장 왕성한 26∼35세 연령층이 2천5백2명으로 전체의 20.3%나 된다.
교통사고는 기본적으로 인재에 속하는 것이기는 하나 우리의 경우 분명 누군가의 태만과 부주의로 인해 살수 있는 사람이 죽어나가는 구조적 전근대성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우선 90년도 사망자의 52.3%인 6천4백41명이 도로상에서 보행 또는 횡단도중 차에 치여 숨졌다. 외국에 비해 2∼3배가 높은 보행자 사망수는 운전자나 보행자가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거나 법규를 지켰더라도 훨씬 줄어들었을 것이다.
또 14세 이하 어린이 사망자가 1천5백77명으로 전체의 13.4%나 돼 어른들의 낯을 뜨겁게 한다. 어린이를 조금이라도 보호하려 애쓰고 조기교통안전교육을 실시했더라면 많은 부모들이 피눈물을 흘리는 고통을 겪지 않았을 것이다.
또 사망자의 30%에 해당하는 3천7백명이 사고발생때 핸들 유리 좌석 등에 부딪혀 차내에서 사망했다. 우리 자동차가 깡통처럼 허약하고 차량내부의 안정장치가 미비한 이상 어쩔수 없는 사고라도 사느냐 죽느냐는 오로지 천운일 뿐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부산 등 6대도시의 차량 1만대당 사망자가 14명,부상자가 7백1명인데 비해 지방시·도는 사망 69명,부상 1천3백28명으로 지방화 시대의 허울속에서 지방이 얼마나 교통안전의 사각지대인가를 보여주고 있다.
이밖에 사망자의 11.2%인 1천3백76명이 전신주분리대 교각 등 도로변 구조물에 차가 충돌하거나 도로 밖으로 떨어지면서 사망한 것으로 집계돼 도로교통 안전시설이 있는지 조차 알 수 없다.
무엇보다 충격적인 사실은 전체사망자 1만2천3백25명중 99.3%인 1만2천2백38명이 운전자의 교통법규 위반으로 죽음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교통사고사망은 구조면에서나 규모면에서 세계 최악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의 가족이나 친지가 죽음의 수렁으로 달려가고 있다.
다음은 바로 내 차례가 아니라고 누가 자신할 수 있겠는가.<신윤석기자>신윤석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