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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번째 「무역의 날」 맞은 수출한국/선후진국 틈새서 「한계」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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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번째 「무역의 날」 맞은 수출한국/선후진국 틈새서 「한계」도달

입력
1991.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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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 제자리에 단가만 올라/“쉽게 돈벌자” 수입상이 「수출」의 2배요즘 수출하는 기업인들은 『더 이상 수출을 못해먹겠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내뱉는다. 30일 제28회 무역의 날을 맞아 세계도처에서 무너지고 있는 「수출한국」을 상징하는 말이다.

64년 11월30일 최초로 1억달러를 돌파한 우리나라의 수출은 71년 10억달러,77년 1백억달러,90년 6백50억달러를 달성,지난 28년간 연평균 28.7%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었다.

특히 그동안 무역수지는 만성적인 적자를 기록하다 86년부터 89년까지 4년간 흑자를 냈으나 88년을 고비로 흑자가 감소하기 시작,90년 48억달러의 무역수지 적자를 내는 등 걷잡을 수 없는 몰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수출증가율도 89,90년에 각각 2.8%,4.2% 증가에 머물렀으며 올들어 지난 9월까지도 8.9% 증가에 그쳐 수출능력의 한계에 직면했음을 실감케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의 수출이 맥없이 무너지는 것은 한마디로 치열한 세계수출시장에서 우리상품이 더이상 경쟁력을 갖고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난 수년간 높은 수준의 임금상승,극심한 제조업 인력난,기업들의 신제품개발 노력부족 등과 항만하역능력을 비롯한 사회간접자본투자의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수출상품의 품질은 선진국 수준으로 향상되지 못한채 가격만 크게 상승시켜 품질에선 선진국제품에,가격에선 후발개도국제품에 뒤지는 옴짝달싹할 수 없는 곤경에 처하고 말았다.

여기에 산업현장에서의 노사대립과 부동산투기,과소비풍조의 만연 등으로 근로자들의 일하려는 의지가 무너지면서 인력부족과 생산성향상 부진이라는 고질병까지 안고 있다.

기업인들의 경영의욕도 떨어져 최근 외국의 연구기관이 조사한 세계각국 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기업인들의 기업의욕이 말레이시아 태국 등 후발개도국보다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과 수입업체의 구성비가 35대 65로 치우쳐 있는 것도 차라리 어렵게 수출하기 보다는 수입이나 해 쉽게 돈을 벌자는 풍조를 반영하는 것으로 볼수 있다.

기업인들의 이같은 저하된 경영마인드를 대변하듯 기업들의 신제품 개발 및 기술투자도 극히 부진하다.

한국능률협회 자료에 따르면 현재 우리의 총체적 기술수준은 미국의 9.8% 일본의 12.0% 독일의 18.9% 프랑스의 38.1% 등에 불과하며 기초과학의 수준은 세계 38위밖에 되지 않는다. 연구개발비 투자도 총 GNP대비 2% 이하로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훨씬 낮아 하루가 다르게 첨단화·다기능화되어가는 수출시장 추세를 도저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수출한국」의 총제적 위기상황이 이처럼 심각한데도 정부는 여전히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한채 오락가락하고 있다.

저임금과 대량생산으로 수출하던 시대는 이미 막을 내렸다. 이런 상황에서 새롭게 도약키 위해서는 기업근로자 정부가 혼연일체가 돼 돌파구를 찾는 길밖에 없다.

EC(유럽공동체)를 비롯한 세계각국의 경제블록화와 보호무역주의심화 UR(우루과이라운드)로 대표되는 새로운 교역질서 등 세계는 「무역전쟁의 시대」로 돌입했다. 우리나라가 살길은 무역경쟁에서 이기는 것밖에 없다.

무협의 한 관계자는 『수출확대와 국제수지흑자전환은 정부나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이뤄질 수 없는 어려운 과제』라며 『모든 경제주체가 제자리를 찾고 하루 24시간이 짧게 느껴질만큼 다시 허리띠를 졸라매고 열심히 일하는 자세를 되찾는 것이 어느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이장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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