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자산등 미·일등과 수십배 차이/경제발전에 큰 장애요인/관계당국 분석결과… 정책 근본전환 모색우리나라 대기업들은 미국,일본 등 선진국 기업에 비해 규모가 영세하고 재무구조가 취약하며 수익률이 크게 뒤지는데다 기업의 조직체계마저 잡다하고 방만,국제화 시대의 전방위 무한 경쟁을 헤쳐 나가기에는 근본적인 한계에 부딪친 것으로 경제 정책당국의 분석결과 드러났다.
국내 대기업들의 이같은 취약상은 개별기업의 성쇠차원을 넘어 우리경제의 단기적인 수출회복과 중장기적인 성장잠재력 확보 등 국가총체적 경쟁력면에서 구조적인 위기상황에 직면했음을 경고하는 지표여서 향후 당국의 기업경영혁신 및 체질개혁정책 추친과 관련,주목을 끌고 있다.
29일 관계당국의 「국내기업 경쟁력 실태와 개방시대의 정책과제」 분석에 따르면 국내 최대규모 기업과 주요 선진국 기업을 비교할 경우 경상매출액 기준으로 조립금속·기계 장비업에서 미국이 한국의 20.5배,일본은 8.6배,석유화학·고무업종에서 미국은 한국의 21.2배,일본은 3.4배,비금속광물업종에서 미국 4.1배,일본 4.3배 등 미국기업의 규모가 한국보다 평균 20배 이상,일본기업은 평균 10배 이상,독일·프랑스·이탈리아 등도 각각 6∼10배씩 큰것으로 조사됐다.
총자산기준으로도 국내 대기업은 미·일 등 주요 선진국 기업에 비해 각각 평균 수십분의 1,최고 2백분의 1에 그치는 영세규모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내 30대 계열기업군(재벌)의 평균 자기자본비율은 89년 24.6%인 반면 미국(88년)은 42%,대만 54.3%,일본은 29.1%(일본은 자산재평가가 금지돼 자기자본증가는 대부분 사내 이익유보로 이뤄짐)이며,외부차입금 의존비중도 한국은 무려 38.5%였으나 미국은 28.2%,대만 22.5%,일본 34%에 머무는 등 국내 대기업의 재무구조가 두드러지게 취약했다.
이와함께 국내기업의 매출액대비 경상이익률은 89년 2.5%인데 비해 미국은 8.3%,일본 4.5%,대만은 무려 13.9%에 달했고 재무구조 취약상을 반영,국내기업은 매출액의 5.1%를 금융비용으로 쓰고있는반면 일본은 고작 1.7%,대만은 1.5%를 금융비로 지출,결국 한국기업은 높은 금융비용과 낮은 채산성의 양면에서 성장잠재력과 가격경쟁력이 뒤지는 구조적 악순환에 빠진 상태였다.
당국은 이번 분석을 통해 조립금속·기계업종에서 국내 최대기업인 삼성전자가 자본금 2천1백20억원 연간매출액이 4조5천억원인데 비해 국제경쟁상대인 일본 마쓰시타(송하) 전기산업은 자본금이 5배에 가까운 9천8백억원,매출액은 삼성그룹전체(25조3천억원)에 육박하는 22조9천억원에 달한다고 예시했다. 또 송하전기는 직접관련 계열자회사 1백62개를 거느리고 있는데 비해 삼성전자는 그룹내 직접관련 계열기업이 고작 4개사(비관련계열사 41개)뿐인 실정이다. 이와 함께 송하전기의 임원수는 37명,삼성전자는 이사급이상 1백15명,대우이사 66명으로 기업 조직운영의 효율도 크게 뒤져 제품개발·품질관리·마케팅 등 경영전반에 걸쳐 영쟁력을 상실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따라 정부는 지금까지 기업경쟁력 강화지원 정책을 산업인력·자금·토지 사회간접자본시설 등 산업의 기본생산요소 확충에 집중해왔으나 궁극적으로 이들 생산요소를 결합해 생산을 담당하는 기업체제가 효율화되지 않고는 국제화 시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결론,앞으로 기업경영혁신과 체질개혁·전문독립경영체제 확립을 위해 대대적인 제도·법령개편 작업과 함께 산업지원 정책방향도 이에 맞춰 전면 수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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