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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수위」에 충격… 정상화 선회/국회 파행 4일만에 일단수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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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수위」에 충격… 정상화 선회/국회 파행 4일만에 일단수습

입력
1991.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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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악재·예산통과 모양새 고려/여/양비론 차단·정자법등 실리계산/야/재개된 본회의선 「책임」싸고 고함·삿대질… 야 한때 퇴장국회는 파행 4일만의 정상화를 맞아 의사진행 발언 도중 퇴장사태가 이는 등 날치기 사태의 앙금이 채 가시지 않아 또 한번 진통을 겪었으나 다시 파행될 경우 쏟아질 여론의 비난을 의식해 여아가 자제하는 가운데 가까스로 본궤도에 진입했다.

여야가 예상보다 빨리 정상화에 합의했고 이 합의를 지키려 노력한 이유는 들끓는 여론 때문이라는게 중론. 날치기를 자행한 민자당은 물론 민주당마저 여론의 비난수위에 모습이 있고 자칫 정상화를 놀라는 늦출 경우 정치권 전체가 헤어나기 힘들 수렁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를 했기 때문이다.

여야는 이와함께 서로의 이익을 절충시킴으로써 접합점을 찾아냈다.

민주당은 민자당의 날치기를 거여의 횡포로 몰아 부당성을 부각시키면서 대국민사과 관철 및 쟁점법안의 재심의라는 실리를 얻어냈고 민자당은 새해 예산안을 법정시한내에 처리한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그러나 여야는 새해 예산안처리이후 쟁점법안의 재심의 과정 및 선거법·정치자금법 개정처리 문제를 놓고 또다시 논란을 빚을 것으로 예상돼 이번 정상화는 여전히 불씨를 안고 있다는 측면도 있다.

▷민자당의 선회◁

민자당이 날치기 때의 강경기조를 바꿔 정상화에 합의한 이유는 무엇보다도 국민여론을 고려했기 때문. 파행운영을 조기 수습하지 않을 경우 집권당의 이미지 실추는 물론 다가올 총선에서 악재로 작용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를 총선전략에 연계시킨다는 계산아래 정기국회가 끝나면 날치기 통과의 부당성을 부각시키는 장외투쟁도 불사하겠다는 태도까지를 보여오던 터였다.

이와함께 민자당은 쟁점법안 처리를 예산안처리후로 연기하더라도 새해예산안을 법정처리 시한내에 모양새를 갖춰 우선 처리하는 것이 명분과 실리차원에서 유리하다는 계산도 한것같다.

셋째는 파행정국이 장기화될 경우 민자당 계파간의 갈등이 고조될뿐더러 통치권 누수 등 여권 핵심부에 결국 정치적 부담을 안겨준다는 판단도 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민주당의 계산◁

민주당은 조기 정상화 합의를 통해 정국운영 전략이 통합야당의 새 이미지 구축을 위해 매우 정교해지고 있음을 보여 주었다.

합의에 이르기까지 민주당이 구사한 강온양면의 배합과 완급조절,그리고 여론파악의 능력이 과거 야당의 일반적 행태와는 달라진 모습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는 물론 날치기에 대해 민주당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비난여론이 급등했다는 대목도 중요하게 작용했을 것이다.

여론 악화로 민자당이 적극 협상의 자세로 선회하게 됐고 이는 상대적으로 민주당에 유리한 상황이 됨으로써 타협의 여지가 보다 넓어진 측면이 크다.

그러나 민주당측이 국회 파행의 직접 원인이던 날치기에 대해 추후 재론키로한 우회적 선택을 한것은 민주당의 향후 정국운용과 관련해 시사하는 바가 많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은 여측의 자충수로 인한 유리한 조건이 독자적으로 얻어낸 과실이 아닌 반사적 이득이라는 점을 간과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쟁점법안 재심의라는 명분적 주장을 견지할 경우,자칫 사태악화의 빌미를 역으로 뒤집어 쓸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민자당이 의도하는 양비론에 말려드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란 판단을 한듯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민주당은 다가올 총선에 총력을 집중할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는 만큼 정치자금 확보문제 등과 관련,여야간 타협의 무대를 완전 소멸시켜서는 안된다는 현실적 필요를 고려했을 것이다.

▷합의후 진통◁

○…이날 하오2시 개회된 국회 본회의는 그간 국회파행에 따른 여야갈등 분위기를 반영하듯 벽두부터 각기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상대방을 맹공,고함과 삿대질을 주고받는 감정대립 끝에 회의시작 20분만에 정회되는 파란.

이날 먼저 의사진행 발언에 나선 민주당의 허경만의원은 『민주당 출범이후 계속돼온 날치기 수법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악랄한 행위』라며 『3당 합당이 구국의 결단이라고 했지만 그이후 두드러지게 발전한것은 날치기 수법일뿐』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 허 의원은 특히 김영삼 민자대표의 이름을 적시하며 『개혁의지는 어디로 날아가고 날치기한 의원들에게 잘했다고 격렬할 수 있느냐』고 맹공.

이에 이어 등단한 민자당의 심완구의원은 『민주주의의 기본윈리인 다수결 원칙이 무시될때 국회는 파행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전제,『이번 사태는 여야총무 합의사항을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유보한데서 비롯된 결과』라고 파행국회 책임을 민주당에 전가.

이러자 민주당 의석에서는 『내려와』 『그게 반성이냐』라는 등의 고함이 터져 나온데 이어 김정길총무의 손짓에 따라 한꺼번에 퇴장.

본회의장을 뛰쳐나온 민주당 의원들은 곧장 국회 146호실에 모여 민자당의 「태도돌변」에 대한 성토를 겸한 즉석 의원 간담회를 소집해 김종호 민자총무의 본회의 사과와 날치기 법안 재심의를 요구키로 결정.

○…민주당 의원간담회가 끝난 하오2시50분께부터 김종호 민자 김정길 민주원내총무는 국회의장실서 박준규의장의 중재로 30여분간 대화는 나누었으나 격앙된 분위기 탓인지 의견접근에 실패.

이 자리에 김 민주총무가 민주당의원 간담회 결과를 전하며 『김 민자총무가 본회의에서 파행국회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는 것이 민주당의 입장』이라고 말하자 김 민자총무는 『어제 합의문 발표시 국민앞에 사과한다는 얘기를 했는데 다시 본회의에서 사과하라는 것은 총무직을 그만두라는 뜻』이라며 거절.

그러나 민주당은 1차 총무회담후 가진 원내 대책회의에서 이날 본회의장 소동을 「절차적 성격의 문제」라고 규정,사태수습쪽으로 방향을 정리.

이에따라 여야는 2차 총무회담을 갖고 민주당이 다시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민자당의 태도를 반박하고 박준규의장이 그동안의 국회공전과 이날의 정회소동에 대해 유감을 표명키로하고 하오6시에야 가까스로 본회의를 개회.<조명구·유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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