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민련 총무부장 강기훈씨(27)의 유서대필사건은 1심 재판의 결심이 다가왔는데도 뭐가 뭔지 모를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28일 상오10시 서울형사지법 523호 법정에서는 변호인측 증인인 일본인 필적감정가 오니시 요시오씨(73)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틀째 계속됐다.
오니시씨는 이날도 전날의 진술과 큰 차이없이 『한글을 모르므로 글자나 획의수 필법등 감정에 일부 착오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한글을 알고 자료의 원본을 더 정밀하게 감정했더라도 결과는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경찰이 오니시씨가 엉터리감정으로 한국법정을 모독했다며 사과할 용의가 없느냐고 추궁하자 변호인은 검찰을 「무법자」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오니시씨가 퇴정하자 검찰은 숨진 김씨 것으로 이미 확인된 2건의 문건과 변호인측이 김씨 것이라고 주장하는 나머지 다른 문건들을 감정한 뒤 이중 동일한 것으로 판명되는 문건을 김씨 유서와 비교,재차 감정해야만 심리를 종결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단은 『가장 중요한 문제는 유서를 강씨가 쓴것이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는 것이므로 여러 문건을 김씨의 필적과 대조해볼 필요가 없으며 믿을만한 감정기관이나 사람도 찾을 수 없는 실정』이라고 반박했다.
변호인단은 『믿지못할 국과수에 또 감정을 맡기는 것에는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결국 재판부는 변호인측의 완강한 거부에 따라 더 이상의 감정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면서도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유리하다며 제시한 문건들에 대한 감정을 아무대책도 없이 「믿을만한 곳이 없다」고 반대하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변호인측의 허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제 검찰과 변호인측이 내세운 증인신문도 28일로 모두 끝났고 더 이상의 감정도 실시되지 않게 됐다.
조만간 사법적 판단이 내려지겠지만 이 사건은 발생때부터 조금도 변화가 없이 태연하기만한 강씨의 표정만큼이나 진실을 밝혀내기가 힘든 것같다. 숨진 김씨와 신만이 진실을 아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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