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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링필드」 캄 평화에 암초 우려/삼판 피습… 예측불허 캄 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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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링필드」 캄 평화에 암초 우려/삼판 피습… 예측불허 캄 정국

입력
1991.1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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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부등 타정파 사전계산된행동 가능성/내달 4일 예정 SNC 첫 회의 개최 불투명터널의 끝이 보일듯하던 캄보디아 평화정착 전망이 또다시 흐려지고 있다.

27일 발생한 크메르 루주파 지도자 키우 삼판 피습사건은 지난달 파리평화협정 조인후 가속화되던 내전당사자 상호간의 신뢰성에 심각한 의문을 던지면서 향후 신정부구성 일정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귀국당일 캄보디아 국민들이 던진돌에 맞아 피투성이가 된채 태국으로 탈출한 키우 삼판 자신이 과거 크메루루주 집권당시 전세계를 전율케 한 「킬링필드」의 주역이었던 만큼 이번 피습사건은 당연한 역사의 심판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키우 삼판 피습사건은 킬링필드 학살 원흉들에 대한 대중적 분노의 표시라는 차원을 넘어 시아누크공과의 제휴를 선언한 캄보디아 현 정부와 기타 정치세력들간의 속셈과 계산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키우 삼판의 귀국 하루전인 26일 이미 그의 귀국을 반대하는 반크메르루주 시위가 대규모로 진행된 점,키우 삼판이 공항도착후 시내로 진입하는도중 수천명의 시위대에 저지당하고 돌과 몽둥이로 집단폭행당하는 장면이 전국에 생중계된 점 등은 이번 사건의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정확히 귀국 9시간만에 프놈펜시내 2층짜리 숙소에서 성난 군중들의 무차별공격을 받은 키우 삼판은 머리가 돌에 맞아 유혈이 낭자했고 군중들이 물러선 후에도 보호용철모를 머리에 쓴채 서류가방을 가슴에 품고 한동안 공포에 질려있었다.

당초 1만여명의 군중들은 키우 삼판이 숙소에 도착하기 전부터 건물내부에 난입해 방화와 파괴를 시작했다.

한 청년은 『키우 삼판은 내친척 20명을 죽였다. 키우 삼판을 죽이고 싶다』고 외쳤다.

물론 캄보디아내전 당사자인 4개 정파들은 최고민족회의(SNC)를 중심으로한 향후 정치일정의 준수를 다짐하며 사태수습을 자원하고 있어 캄보디아정국이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특히 자신들의 협상대표가 백주에 피습당했음에도 불구하고 크메르루주측은 28일 성명을 통해 『유혈내전은 다시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놈펜정부측도 이날 이번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고 『평화협정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하지만 내달 4일로 예정된 SNC 1차 공식회의를 키우 삼판 등 크메르루주 지도부의 입국실패로 성사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더욱이 캄보디아정부와 시아누크공의 제휴로 입지가 약화되고 있는 크메르 인민민족해방전선의 손 산은 『크레르루주를 배제하면 평화는 없을 것』이라며 유엔평화유지군의 조속한 배치를 촉구했다.

아무튼 이번 키우 삼판 피습사건은 피로 얼룩진 캄보디아 내전의 해결과정이 순탄치 않으리라는 점과 더불어 과거의 학살책임자에 대한 캄보디아 국민의 감정이 단시일내에 희석될 수 없음을 반영해 주고 있다.

킬링필드의 도살자로 낙인찍혀 귀국당일 피습당한 키우 삼판은 깨끗한 용모와 부드러운 말씨와는 반대로 차가운 성격을 소유하고 있으며 크메르루주를 이끌고 있는 폴포트의 분신이나 다름없는 인물이다.

키우 삼판은 뛰어난 조직력과 이론을 바탕으로 크메르루주 집권당시 「민주캄푸치아」의 대통령직을 맡기도 했다.

31년 7월27일 베트남과의 국경지대인 스바이 리엥서 출생한 키우 삼판은 58년 파리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59년 귀국후 좌익운동을 하다 71년 6월 론 놀의 쿠데타로 시아누크정권이 붕괴되자 폴포트의 주선으로 게릴라부대 총사령관이 됐다.

키우 삼판은 79년 베트남의 침공으로 크메르루주 정권의 붕괴되자 중국과 태국의 후원을 얻어 크메르루주군을 가장 강력한 무장반군 세력으로 키웠다.<장현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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