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민주주의 망실” 국민 분노13대의 마지막 국회가 무더기 날치기와 육탄전의 모습을 또다시 재연하자 「이럴수 있는가」라는 탄식은 「이대로 둘수 없다」는 분노로 확대되고 있다.
추곡수매동의안과 제주개발특별법안 및 바르게살기운동 조직육성법 등의 무더기 날치기소식이 전해진 27일 신문사에 걸려온 전화들은 『해도 너무 한다』며 절망감을 감추지 않았고 『이런 국회라면 무엇때문에 필요한가』라며 정치력 부재의 13대 국회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를 나타냈다.★관련기사 3면
이와함께 『국회가 이모양으로 굴러가도록 의원들을 뽑은데 대해 유권자로서 일말의 책임을 느낀다』는 자성의 소리도 있었고 이는 곧바로 『내년에 있을 14대 총선때 보자』는 다짐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여소야대로 출범한 13대 국회에서 구시대의 유물로 치부되었던 날치기가 되살아난 것은 역설적이지만 새 정치를 표방하고 나선 3당 합당이후부터이고 이번의 날치기 사태는 합당이후 벌써 4번째이다.
개혁입법인 경찰법을 비롯,방송법 등 13대 후반의 주요법안 대부분이 욕설과 고함,그리고 몸싸움속에서 날치기로 처리되었다.
민자당은 「힘의 논리」를 전가의 보도로 내세우며 갈수록 대담하게 날치기를 자행했고 평민·신민·민주로 이어지는 야당은 실력 저지의 몸싸움속에 일을 당한뒤 농성과 단식으로 항의표시를 해온게 우리 의회정치의 현주소였다.
이러한 가운데 국민의 정치적 무관심은 낙후된 정치문화를 개탄하는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정치혐오로까지 번져갔고 나라는 지도력의 빈곤속에서 휘청거리고 있다. 이번 역시 마찬가지이다.
민자당은 날치기의 여세를 몰아 예산안 처리시한인 12월2일까지 새해 예산안과 상임위를 날치기통과한 법안들을 계속 강행처리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고 민주당은 날치기를 원인무효라고 주장하면서 농성 등의 실력저지에 나섰다.
13대 국회는 마지막까지 출구가 보이지 않는 미로를 헤맬수밖에 없게됐고 정국은 급냉상태로 급전직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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