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의식 “조기 일괄 강행처리” 굳혀/여/목소리 높이기만 치중… 실력저지 태세/야새해예산안 처리의 법정시한(12월2일)이 1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회내에 여야간 일대 격돌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국회는 현재 예산안을 비롯,추곡수매 동의안·제주도 개발특별법·국회의원 선거법 등 각종 쟁점현안을 안고 있으나 여야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 절충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특히 25일 국회문공위에서 민자당이 쟁점법안인 종합유선방송 법안을 단독통과 시킴에 따라 여야간 분위기는 극도로 경색,교착상태 타개를 위한 물밑협상마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민자당은 예산안을 법정시한내 통과시킨다는 방침아래 다른 현안들도 함께 묶어 강행처리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여당의 이같은 태도를 「다수의 횡포」라고 비난하며 결사저지의 뜻을 밝히고 있다.
따라서 국회는 여야간 극적인 타협책이 모색되지 않는한 이번주를 고비로 파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크며 결국 여당의 단독강행 처리와 야당의 실력저지 사이서 욕설과 몸싸움이라는 구태로 13대 마지막을 장식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번 국회의 파행운영을 점치게 하는 최대 난제는 과거와 마찬가지로 예산안과 추곡수매 동의안 처리문제.
민자당은 33조5천50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정부원 안대로 통과시킨다는 당초 방침에서 한발짝도 후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계속 견지하고 있다.
예산안은 26일부터 3일간 계속될 계수조정에서 약간씩 변경될 가능성도 있으나 이 역시 야당에 명분을 줄만한 정도의 전체규모 삭감보다는 정부안내서의 일부항목 조정에 그칠 공산이 크다.
민주당은 정부의 예산안을 「초팽창예산」 「선거용선심예산」이라며 1조6천억원의 삭감을 주장해온만큼 명분없는 합의는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특히 민자당이 전혀 양보의 기색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수적우세로 밀어붙이려는 상황에서는 한때 검토했던 「반대표명속 표결처리」도 생각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추곡수매동의안 처리에 대한 여야의 팽팽한 입장대립도 마찬가지 상태.
국회농림수산위는 올해 양곡연도 개시일(11월1일)을 20일이상 넘긴 지난 21일에야 우여곡절끝에 정부의 추곡수매 동의안과 야당의 수정권고 동의안을 함께 상정했으나 본질외의 문제로 시간을 허비한채 처리시점을 맞고 있다.
농림수산위는 두개 안건의 동시상정이후 찬반정책 토론을 벌일 예정이었으나 「3당야합」 「날치기통과」 「살농정책」 「분노한 농민에 의해 이 정권이 타도될 것」이라는 등의 민주당측 발언내용을 민자당이 속기록에서 삭제토록 요구하는 바람에 공전을 거듭했다.
현재 민자당은 7%인상,8백50만섬 수매라는 정부·여당 합의안을 변경할 수 없다는 확고한 입장이어서 타협가능성은 극히 적어 보인다. 민자당 의원들이 평소 자주 사용되던 야당의 「관용어구」를 문제삼은 것도 강행처리를 앞두고 입장곤란한 정책토론 과정을 아예 피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민주당도 여당의 이같은 처지를 간파,협상 보다는 목소리 높이기에 치중하는 모습이다.
이밖에 각종 일반법안의 처리문제도 여야격돌의 소지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쟁점법안으로는 제주도개발특별법 종합유선방송법 기금관리기본법 바르게살기운동 조직육성법 등이 꼽히고 있는데 이중 종합유선방송법안은 이미 25일 문공위에서 야당불참속에 여당 단독처리로 통과됐다.
○…민자당은 이번 국회초기 대야관계에서 다소 유연한 태도를 보이는듯 했으나 예산안 처리를 앞두고 강경한 입장으로 선회했다.
민자당은 예산안 추곡추매 등 주요현안에 대해 야당측과 합의를 끌어내기가 어렵다고 판단한 듯하며 따라서 「3당통합」의 최대무기인 산술적 물리력을 가동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민자당은 특히 내년 3월께 총선이 있는 점을 고려,각종 현안의 강행처리 시점을 가능한한 당기고 어차피 6공서 마무리 지어야할 일반법안도 이 기회에 함께 처리 함으로써 「맞을매는 빨리 그리고 한꺼번에 맞자」는 쪽으로 입장정리를 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관련,김종호 민자원내 총무는 이날 『예산안을 법정기일내에,계류된 쟁점법안도 원칙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며 『국회란 삐그덕거리기도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해 이같은 여당의 입장을 시사했다.
이에대해 민주당은 『민자당이 12월2일까지 사실상 국회를 마감한 뒤 선거체제에 들어가려 하고 있다』며 『이제는 실력저지 밖에 방법이 없다』고 초강경태세를 보여 곧이어 닥칠 여야간 정면충돌을 예고하고 있다.<정광철기자>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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