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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갑작스런 붕괴」 가능성 높다”/미 하원 아태청문회 이틀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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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갑작스런 붕괴」 가능성 높다”/미 하원 아태청문회 이틀째

입력
1991.1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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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트층 큰 불만… 김일성 사망이 전기될것/군사력도 한국이 우위… 김정일 세습 어려워【워싱턴=정일화특파원】 미하원 아시아·태평양소위는 22일 「아시아 공산주의의 장래」에 관한 이틀째 청문회를 열고 도널드 자고리아,로데릭 맥파쿠하,윈스턴 로드 등 3명의 아시아 전문가의 증언을 들었다.

로데릭 맥파쿠하교수(하버드대)와 전 북경주재대사 윈스턴 로드는 자신들의 연구경험을 통해 주로 중국의 장래를 설명했고 자고리아 교수(뉴욕시립대)는 북한의 경우를 증언했다.

자고리아 교수는 지난 5월 북한을 방문했던 경험을 통해 북한이 중국이나 베트남과는 달리 「갑작스런 붕괴」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자고리아 발표요지◇

지금 아시아 공산주의는 유럽공산주의가 그랬던 것처럼 깊은 곤경에 빠져있다. 공산이데올로기가 이미 먹혀들지않고 있으며 특히 엘리트층이 이를 더이상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아시아 공산주의는 특히 이웃과의 비교가 뚜렷해져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인구의 60분의 1밖에 안되는 인구를 가진 대만은 GNP면에서 본토의 50%를 갖고 있고,북한의 배정도의 인구를 가진 남한은 GNP면에서 북한을 5∼10배 앞서고 있다. 인구가 비슷한 태국은 베트남 GNP보다 3∼4배나 많은 부를 축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공산주의가 유럽공산주의와는 달리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정권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본다.

첫째로 이웃의 도움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홍콩에,북한은 남한에,그리고 베트남은 과거에 일본의 도움을 받았던 남부베트남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둘째로 중국과 베트남의 경우,공산독재체제를 유지하면서 경제개혁을 실시해 어느 정도는 국민생활수준을 높이고 있다.

셋째로 북한은 예외지만 중국 베트남 등은 자생적 공산주의의 바탕이 있다.

넷째로 민족적으로 소련에 비해 단일민족적 요소가 강하다.

다섯째로 소련공산주의의 해체가 혼란을 거듭할수록 이를 빙자해 권력기반은 강화될 것이다.

여섯째로 자체적으로 민주주의에 대한 역사적 경험이 없어 강한 반독재운동이 벌어지지 못하고 있다.

그런 이유에도 불구하고 아시아공산주의가 변모할 것은 명백하다. 다만 그것이 점진적으로 변모할 것인가,아니면 갑작스럽게 붕괴할 것인가의 문제만 남아있다.

중국과 베트남은 공산주의 이념이 시들어 없어지는 점진적 변모를 할것이나 북한은 김일성사후 갑작스런 붕괴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이미 경쟁상대자를 잃어버렸다. 한국이 모든 경쟁에서 이겼기 때문이다.

미국은 아시아공산주의국에 대해 인권침해 문제에 관한 관심이 크다는 것을 계속 명백히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관계를 단절한다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바람직하지 않다. 중국이나 북한에 대한 대화는 계속해야 하며 특히 북한에 대해서도 창구의 위상을 높여 현재의 실무자급 접촉에서 적어도 차관급 접촉으로 해야한다.

이런 개별국가적인 정책위에 아시아전체를 묶는 정책을 생각해 봄직하다.

유럽안보협력회의(CSCE)와 같은 기구를 구성함으로써 군사정보를 교환하고 있을 수 있는 군사적 충돌을 미리 방지하는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질의응답◇

(솔라즈 위원장이 질문하고 3명의 증인들이 답변하는 형식을 취했다. 다음은 자고리아 교수의 답변내용을 갖추린 것이다)

­북한은 김일성사후 갑작스런 붕괴를 맞을 것이라고 했는데 어떤 근거인가.

▲북한은 남한과의 경쟁에서 이미 패배했다. 군사적으로도 졌고,기술적·경제적으로도 졌다. 문제는 북한이 고립돼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패배했다는 이 사실을 국민들에게 알리지 않고 있다.

그러나 밖에서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재일교포,동유럽 및 소련유학생,그리고 외국을 드나들 수 있는 고급두뇌들은 알고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나는 지난 5월 평양을 갔을때 평화군축연구소 등의 고급두뇌들을 만났는데 이들이 상당한 불만을 토로하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아이티의 듀발리에정권과 같은 결론이 날것이다. 김정일은 「베이비독」(듀발리에2세)처럼 멸망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김정일의 후계자상은 어떤가.

▲그는 외국인사들이 북한을 방문할때도 거의 나타나지 않아 정확한 인물평을 할수가 없다. 다만 북한국민들에게나 외국지도자들에게 「자동차 스피드광」 「영화배우를 좋아하는 사람」 「하루종일 비디오만 보는 사람」 등으로 알려져있어 이미지를 벗기가 매우 어렵게 돼있다.

­그는 왜 외부에 노출되기를 꺼리는가.

▲성격일수도 있고,혹 후계자가 너무 눈에 띈다는 핀잔을 받아 김일성으로부터 책망을 들을까 두려워하는 것일수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지도자가 되기까지 거쳐야하는 훈련과정을 전혀 거치지않고 있어 과연 그가 성공적인 승계를 해낼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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