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외교의 대부… 아주출신으로 처음/아랍이스라엘분쟁 해결에 남다른 열정【유엔본부=김수종특파원】 유엔안보리가 21일 저녁 차기 사무총장으로 추천한 이집트의 부트로스 부트로스 갈리 부총리는 안와르 사다트와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밑에서 대외정책의 골격을 세운 이집트외교의 대부로 알려져 있다.
유엔총회의 인준을 받으면 갈리는 최초의 아프리카출신 사무총장이 된다. 올해 69세인 갈리는 아랍인이면서 기독교를 신봉하고 또 유대인과 결혼했다. 파리에서 국제법을 공부한 갈리는 영어 아랍어 불어 등 5개 유엔공용어중 3개를 자유롭게 구사할뿐 아니라 아랍·이스라엘 문제에 남다른 경험과 열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갈리는 유엔사무총장이 되기위해 올해도 샤미르 이스라엘총리를 만나고 개인적 친분을 가진 조지 부시 대통령을 만나는 등 꾸준히 총장운동을 벌여왔다.
지난 77년까지 학계와 언론계에 종사했던 갈리는 팔레스타인 문제 때문에 정치의 세계로 뛰어들어 안와르 사다트 대통령과 예루살렘을 방문하는 등 현대 이집트 역사의 주요과제인 팔레스타인 문제에 매달리게 됐다.
갈리는 이집트의 뼈대있는 관료가계출신이다. 그의 할아버지는 1910년 총리재직중 암살됐으며 삼촌은 20년대 외무장관을 지냈으며 여러명의 장관이 그의 가계에서 배출됐다.
갈리는 냉전체제가 종식된 국제정치 무대에서 유엔의 최고 책임자가 되는 셈이다. 그래서 5대 상임이사국을 비롯한 서방국가와 제3세계 국가들로부터 기대를 받고 있다.
사실 21일 안보리투표에서 11표를 얻었지만 이날까지도 미국 영국 등 소위 유엔을 주도하는 국가들이 갈리를 포함한 아프리카후보들을 후련하게 지지하지 않았다. 미국 등 서방국들은 유럽이나 북미인중에서 차기 총장을 물색하려는 기색이 역력했으며 캐나다의 멀로니 총리가 후보명단에 올랐던 것도 이같은 미국의 의도 때문인 것.
따라서 갈리는 중동 아프리카인들에 대한 상임이사국들의 의심을 불식시키면서 탈냉전이후 유엔외교를 정착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갈리는 외교담당 부총리로서 지한파로 알려져 있으며 한국과의 외교관계 수립을 강력히 주장했던 인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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