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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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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1.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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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6이후 「개발」이라는 말은 만사를 정당화 하는 도깨비 방망이가 돼왔다. 그것도 「세계적」이 아니면 「국제적」이라는 말이붙으면 더욱좋다. 예를 들어보자. 78년 건설부는 제주도에 국제관광단지를 만들겠다고 했다. 지금의 중문단지가 그래서 들어섰다. 그 5년뒤인 83년엔 제주도를 「제2의 홍콩」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제주도를 국제자유지역화해서 제2의 홍콩으로 만들겠다는 주장은 89년 2월 「관광자유지역」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제주도를 남태평양의 발리나 하와이 같은 「세계적 관광지」로 개발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제주도 개발을 위한 특별법을 만들겠다고 했다. 지난 7일 분신자살까지 빚은 발단이다. ◆말은 「세계적」이네 「국제적」이네하지만 제주는 결국 한국인의 관광지다. 뿐만 아니라 관광산업은 엄청난 「공해산업」이다. 사람의 홍수는 자연과 문화재를 짓밟고,평화로운 지역사회를 뒤흔들어 놓게 마련이다. 더구나 정부는 제주를 하와이나 발리 같은 유락단지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제주섬­그것은 우리에게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신비의 섬이다. 우리나라 유일의 온대성기후나 빚어낸 이국적인 푸르름이있고,화산도 특유의 신비스런 자연환경이 우리 가슴을 설레게한다. 게다가 독특한 문화­그 초가와 돌담과 사투리는 우리에게 풍요로운 문화유산을 느끼게한다. 제주의 하와이화는 그것을 깡그리 파괴할 것이다. ◆제주의 하와이화로 득을 보는 것은 「개발」을 고대하고 있는 땅투기꾼들일 것이다. 제주도는 하와이화가 아닌 가족적인 관광·휴양지로 남아야한다. 그러자면 무엇보다도 자연과 문화를 복원·보존해야한다. 그것이 제주관광의 밑천이기 때문이다. 「공약」을 내세워 개발 특별법을 강행하려는 민자당의 심사숙고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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