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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 바람/황소웅 논설위원(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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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 바람/황소웅 논설위원(메아리)

입력
1991.1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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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 바람이 여러갈래로 술렁대고 있다. 바야흐로 선거철이 임박했음을 알려주고 있는듯 하다. 신당 얘기는 그동안 산발적으로 많이 나왔지만 지금까지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움직임은 그렇게 많은 것 같지 않다.김동길 전 연세대교수가 주축이 되어 20일 정식 출범한 「태평양시대 위원회」가 지금 한창 화제를 모으고 있는것 같다. 김씨는 오래전부터 현실정치에 끊임없는 비판을 가해왔던 장본인이고 몇년전에는 3김씨의 퇴진론을 들고 나와 한때 바람을 일으켰던 화제의 주인공이다. 그래서 그가 만드는 새정당이 어떤 모습일까 하고 호기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은것 같다.

기성 정당과 기성 정치인에 대해 실망이 크기 때문에 신당과 새정치인에 대한 기대는 그만큼 커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태평양시대 위원회」 결성식에 참석한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아직은 국민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것 같다.

이제 막 닻을 올리는 단계이기 때문에 미비해서 그렇게 보인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참신한 인사들을 대거 참여시키고 자금과 조직력을 가동한다면 현존하는 기성세력에 도전하는 제3의 정치세력으로 성장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도 해보고 싶다. 그러나 아직은 아니다. 갈길이 멀다.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신당이 되려면 앞으로 많은 노력을 쌓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5공 인사들이 상당수 눈에 띈다. 이에대해 김씨는 『우리와 뜻을 같이 하는 사람이라면 지역이나 전력이 무슨 상관이냐』고 응수하고 있다. 5공 인사들이라고 해서 정치를 다시 해서는 안된다는 법은 없지만 그들을 주축으로 해서 만들어지는 정당이 얼마나 국민들의 지지를 얻을지는 미지수이다. 적어도 참신한 이미지는 줄수 없을 것이다. 5공 인사들은 현재의 민자당 정권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곧 민의요 민심이라고 믿는것 같다. 그런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 대안이 곧 5공 사람들이라고 착각해서는 안된다. 국민들은 기성 정치에 염증을 느낀 나머지 참신한 정치세력의 등장을 고대하고 있는 것이지 5공 세력이 재등장을 기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누가 주도하는 신당이든 민의의 소재를 정확히 파악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 새당이든 헌당이든 민심을 떠난 정당은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하기 때문이다.

과거의 역사를 보면 선거때가 되면 많은 정당들이 거품처럼 나타나다가 사라지곤 했다. 이 정당에서 저정당으로 철새처럼 왔다갔다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포말정당,철새정당,공천판매 정당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우선 좋은 사람을 많이 참여시켜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일반국민들은 우선 어떤 사람들이 모여있는가를 보고 그 정당을 평가하게 마련이다. 자금이나 조직,정강 정책같은 것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할수는 없지만 그런것은 나중의 일이다.

정권을 맡겨도 믿을만한 사람들이 모였다는 것을 먼저 국민에게 보여주면 그런것들은 저절로 해결된다. 좋은 사람을 많이 참여시키는 것,그것이 바로 신당이 해야할 최우선의 과제이다.

여러가지 상황으로 보아 지금은 그럴듯한 신당이 하나쯤 출현할만한 시기이다. 시기적으로도 그렇고 여건도 좋다.

여당은 비대증세와 파벌싸움에 시달려 국민의 절대적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 야당은 통합을 이루었다고는 하나 전국정당이 모습으로서는 미흡한데가 많다. 기성정치 체제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신당출현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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