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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서 귀순 북 유학생 동영준씨 시립대생과 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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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서 귀순 북 유학생 동영준씨 시립대생과 토론

입력
1991.1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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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젊은이들 반소감정 지녀”/무력통일·흡수통일 모두 반대/김 부자 지칭 「대·소왕」 포커 인기지난 89년 6월 폴란드 유학중 귀순했던 북한 유학생 동영준씨(26)가 21일 하오2시부터 서울시립대 합동강의실에서 이 학교 학생 2백여명과 자유토론회를 가졌다.

이 학교 학군단의 초청으로 마련된 토론회에서 동씨는 『나를 반공홍보용 앵무새로 보지 말아달라』고 몇차례나 강조하며 2시간여에 걸쳐 열띤 장내분위기를 이끌었다.

학생들의 질문은 북한 실상보다는 주로 학생운동,통일관,주한미군,임수경양 방북 등 민감한 현안에 집중됐다.

동씨는 우선 『한국에 와서 2년여를 생활하면서 북한을 잘안다는 사람이 너무 많다고 느꼈다』며 『그러나 그들이 아는 북한은 실상보다는 환상에 가까우며 북한은 이리떼 집단도 사회주의 천국도 아닌 그저 사람사는 곳』이라고 말했다.

동씨는 탈춘전 임수경양을 만나본적이 있다며 『임양의 방북이 용기있는 행동으로 평가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과연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었는지는 생각해보아야 한다』고 부정적인 시각을 밝혔다.

또 통일문제에 대해서는 『독일식의 일방적 흡수통일이나 무력통일 모두를 반대한다』며 『개인적으로는 남측 자본주의 사회를 선호하지만 서로가 개방되다 보면 장점이 수렴되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대학생의 반미감정과 같은 반소감정이 북한 대학생들 사이에도 있느냐』는 학생의 질문에 동씨는 『북한 젊은이들의 소련관도 결코 우호적이지 못하다』고 전하고 『그러나 한국 학생들이 미국을 싫어하는 정도에 훨씬 못미칠 것』이라고 말해 장내에 폭소가 터져 나왔다.

동씨는 북한과 남한의 대학생들을 비교해 달라는 질문에 『폐쇄된 개인숭배의 사회에서 북한 대학생들은 매우 피동적이고 체제 좌절적』이라며 『남한 학생들은 밝고 함차게 보이나 지나치게 과격하고 또 지나치게 무감각 하며 특히 예절이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동씨는 최근 북한에서 서구문화의 유입이 조금씩 이뤄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젊은이들 사이에 포커게임도 인기를 끌고 있는데 「조커」 2장을 김일성을 뜻하는 「대왕조커」,김정일을 뜻하는 「소왕조커」로 부르는 정도의 조심스러운 세태풍자도 곁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동씨는 지난 89년 폴란드 그다니스크 대학 교통공학과 3년 재학중 망명해 현재 고려대 경제학과 2학년에 재학중이다.<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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