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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사태 유감(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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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사태 유감(사설)

입력
1991.1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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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사가 같은 통일교재단의 주간지 전교학신문과의 통합에 반대,집단사표를 제출한 편집국장 이하 1백30여명의 동사 기자들에 대해 지난 19일 일괄적으로 사표를 수리,의원면직 조치를 취한데 대해 우리는 우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동업지의 일원으로서 우리는 세계일보사의 경영과 편집방침에 대해 시시비비를 가리고자 하는것이 아니다.그러나 세계일보가 공공성을 띤 언론기관의 하나로서 1백30여명의 편집국 기자들을 『자의로 제출한 사표』라고는 하나 이를 집단수리,사실상의 집단실직상태를 빚은데 대해 아쉬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회사측과 기자측 양쪽이 상호 초강경으로 대응한 것이 바림직하지 못한 사태를 몰고왔다고 하겠다. 그러나 회사측이 편집국 기자들의 동요를 막고 이해를 구하기 위해 사전에 전교학신문과의 통합과 세계일보 편집국의 기구신설 및 제작방침 수정 등의 취지를 설명하는데 어떻게 얼마나 노력했는지 모르겠다. 편집국 기자들이 우려해온 것은 세계일보의 통일교 기관지화다.

창간당시 기존의 주요일간지에서 모여들었던 기자들이나 창간이후 입사한 기자들은 세계일보가 단순히 통일교의 대변지라면 아마 상당수가 참여하거나 입사하지 않았을지 모른다고 유추할 수 있는 것이다. 세계일보는 89년 2월1일자 창간사에서 『정통정론지이기를 다짐한다』고 선언했다. 창간사는 『세계일보는 민족을 계도하고 새 문화세계를 이룩하는 향도역임을 자임하며 참된 언론의 대도를 걷는 당당한 정통정론지가 될것을 다시금 천명한다』로 끝을 맺었다. 세계일보사는 그동안 경쟁이 치열한 매스컴시장에서 1천여억원의 자금을 투자하며 꾸준히 정진해왔다고 생각한다.

세계일보의 이번 사태는 통일교교주인 문선명회장의 가장 유력한 측근으로 알려진 박보희사장이 취임 첫날인 지난 14일 손병우부사장을 통해 『세계일보의 제작방향이 바뀌어야 한다. 통일의 시대에 대비한 사상무장이 필요하며 이를위해 편집국내에 교육사상부를 신설,전교학신문기자 20명을 받아들이라』는 재단측의 입장을 편집국장에게 전달하면서 발단됐다. 회사측은 이와같은 요구를 하면서 『정통보수지 지향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재단측의 입장은 문 회장의 지시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대해 편집국 기자들은 『전교학과의 통합은 종교지로 전환하려는 통일교측의 사전포석』이라고 주장,편집국장 이하 1백30여명의 기자들이 사표를 제출했던 것이다. 우리는 회사측의 설명과 설득노력이 부족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우리는 통일교재단이 막대한 적자에도 불구하고 미국 워싱턴 DC에서 발간되는 워싱턴 타임스지를 종교색채가 없이 보수우파를 대변하는 정론일간지로 정착시킨 것을 평가한다. 세계일보가 서울의 워싱턴 타임스지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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