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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다피는 또다른 희생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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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다피는 또다른 희생양인가

입력
1991.1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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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팬암기사건 물증제시 리비아제재 경고/후세인 이어 공적규정… 계산된 위협일수도【베를린=강병태특파원】 『이번엔 또 카다피냐』 리비아 국가원수 카다피를 상대로한 미국의 새로운 군사행동 논의가 출발부터 또한차례 세계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미국과 영국은 지난주 리비아가 88년 12월 스코틀랜드 로커비상공에서 발생한 미국 팬암여객기 폭파테러의 배후 주범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이 발표에 의하면 2백70명이 희생된 이 테러는 리비아 비밀정보기관원 2명의 소행이며 배후에는 카다피 등 리비아 고위층들이 직접 관련됐다는 것. 이에따라 양국은 범인 2명의 인도를 요구하는 한편 불응할때는 경제봉쇄와 군사적 보복도 고려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미국과 영국은 3년간 무려 3천만달러의 비용을 투입한 「사상 가장 광범위한 수사」를 통해 팬암기 추락잔해에서 발견한 「찍어진 바지조각」과 손톱크기의 시한폭탄 장치 파편」으로 범인 추적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즉,추락팬암기에 실린 폭탄장치 가방에 함께 들어 있던 문제에 바지는 사건2주전 범인중 1명이 지중해 몰타의 한 상점에서,폭탄의 시한장치는 현 리비아 교통장관 옐난시리아 85년 스위스에서 사간것으로 확인됐다는 것. 그리고 범인들은 카셋 레코더로 위장한 폭탄이든 가방을 몰타에서 프랑크푸르트행 몰타여객기에 뉴욕행 수화물로 탁송,뉴욕행 팬암기에 옮겨 실리도록 했었다는 것이다.

일견 그럴듯한 물증을 제시한 이 수사결과 발표에 미영 언론은 군사적 보복가능성과 관련,높은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이 발표를 간단히 다룬 독일의 권위지들은 뒤이어 아랍권의 반응을 빌려 수사결과 자체와 미국의 정치적 의도에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너지는 이 사건 자체보다 미국이 아랍국가들을 돌아가면서 「테러원흉」 등으로 몰아세운 전례를 먼저 열거했다.

미국은 지난 86년 리비아를 베를린의 미군 출입 디스코테크 폭탄테러의 배후로 규정,카다피를 직접 노리고 수도 트리폴리를 공급했었다. 이때 레이건 행정부는 카다피를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인물」로 규정했다.

지난해에는 이라크의 후세인이 「세계평화의 공적」 「새로운 히틀러」로 악마화 됐었다. 후세인이 「중동의 히틀러」라는 미국의 규정은 이미 이집트의 나세르와 PLO지도자 아라파트에게 사용됐던 것이다.

후세인과 카다피 이전에는 이란회교 혁명의 상장 호메이니가 「세계평화의 공적 1호」였다. 이란­이라크전 와중에는 후세인의 앙숙이자 이란편에 섰던 시리아의 아사드 대통령이 「국제터러 대부」로 미국의 비난공세에 몰렸었다. 그리고 이들에게는 예외없이 화학무기·핵무기 등 「악마의 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혐의가 씌워졌었다.

알게마이너지와 슈피겔지 등은 미국이 카다피를 악마로 만들어야 하는 「정치적 필요」를 걸프전 및 중동평화 회담과 관련짓고 있다.

이에 따르면 시리아와 이란은 걸프전에서 미국에 협조,더 이상 「악마」로 만들 수 없다. 또 시리아와 PLO는 중동평화회담의 성공 여부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일종의 「면죄부」로 유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같은 분석에는 중동평화회담과 관련,시리아와 PLO에 은연중 압력을 가하기 위해 리비아를 위협하고 있다는 시사도 담겨있다.

미국의 이같은 계산된 「위협」이 실제 군사행동에 이를 가능성은 현재의 분위기로는 높지 않다. 그러나 슈피겔지는 『국내인기가 폭락하고 있는 부시는 레이건 유의 보복공격을 강행할 것인가』라고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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