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대변지화에 각계 우려 목소리통일교재단의 전교학신문기자 편집국 흡수라는 회사측 결정에 맞서 기자들이 집단사표를 냈던 세계일보 분규는 19일 회사측이 이배령 편집국장 등 1백30명의 사표를 전격 수리하는 한국언론 초유의 사태로 번졌다.
회사측은 지난 14일 ▲통일교재단이 발행하는 주간 전교학신문의 세계일보로의 합병 ▲전교학신문기자 20여명을 세계일보 편집국에 교육사상부를 신설해 인사발령한다는 등의 결정사항을 편집국에 통보하면서 『이같은 조치가 정통보수지 지향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또 회사측은 19일 사표를 수리하기전 이날자 신문사고를 통해 집단제작 거부중인 기자들의 사표를 수리하고 개전의 뜻을 표하는 「선의의 피해자」들만 구제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입장표명은 앞으로 세계일보가 통일교의 대변지가 될 것이라는 사회·종교계의 우려를 의식한 것이며 이탈했던 기자들의 복귀를 위한 명분을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회사측은 또 전교학이 흡수통합되더라도 1주에 「교육사상」 1면을 신설,세계 석학들의 남북통일에 대한 의견을 게재할뿐 통일교색채는 배제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여러차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사표를 낸 기자들은 『전교학과의 통합은 종교지로 전환하려는 통일교측의 사전포석』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들은 『회사측이 말하는 세계적 석학이란 통일교단체의 회원이며 통일교 소속 기자들의 흡수통합은 향후 편집국내에 통일교 세력을 증대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부분 기존언론사에서 모여든 이들은 『당초 입사할때 통일교 재단의 신문사임에도 불구하고 종교색이 없을 것이라는 보장을 받았었다』며 『회사측의 통합방안과 사표수리는 이런 보장을 깨는 것이므로 잔류할 명분이 없다』고 밝혔다.
이같은 양측의 대립때문에 결국 세계일보는 전교학 소속기자,사표를 제출하지 않는 기자들로 당분간 비상체제 속에서 제작될 것으로 보인다.
사표가 수리된 기자들은 회사측의 조치에 항의하거나 개인적으로 새로운 직장을 알아보는 경우 등 2가지 대응양상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에도 『세계일보가 연간 3백억원이 넘는 적자를 보면서도 회사를 운영하는 것은 나름대로 다른 뜻이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있었던 만큼 이 신문이 통일교의 종교지로 전환될 경우 사회와 종교계의 반발도 예상된다.<김철훈기자>김철훈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