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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혁 공존 정치구도 촉진계기”/노 대통령·민중당대표 회동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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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혁 공존 정치구도 촉진계기”/노 대통령·민중당대표 회동 안팎

입력
1991.1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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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 모두 “만족”… 민중 소장파선 반발조짐노태우대통령의 민중당대표 면담은 대통령이 진보정당 대표를 처음으로 만났다는 헌정사적인 의미 외에도 양측 모두가 면담결과에 만족을 보여 정가의 시선을 모았다.

○…노 대통령의 민중당 간부면담은 민중당측의 요청에 의한 접견형식이었으나 청와대측은 여러모로 세심하게 신경을 쓰는 모습.

이수정 청와대 대변인은 면담내용을 발표하면서 서두에 『면담은 상오10시부터 1시간20분간 이뤄졌다』면서 면담시간이 이례적으로 길었음을 강조해 상당한 교감이 이뤄졌음을 시사.

이 대변인은 『노 대통령은 이들이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민중당을 창당한데 대해 치하했고,이우재 상임대표는 건국이후 처음으로 대통령이 진보정당 간부들을 만나주는데 대해 감사의 인사를 했다』고 소개.

이날 면담은 노 대통령이 남북문제 등에 대한 초당적 협조를 당부한 것 외에는 주로 민주당 간부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형식으로 진행.

민중당의 이 상임대표는 남북한 화해실현을 위한 정책,시국사범 석방 사면 복권조치,진보세력의 정치·사회적 기여를 위한 제도개선 등 크게 3가지를 주문했고,이어 이재오 사무총장이 정치자금 배분문제 등 민중당의 현실적 이해와 관련된 4가지 구체적 사안을 요구.

노 대통령은 민중당 간부들이 『시국사범도 현실에 참여토록 해야한다』면서 특히 피선거권이 제약된 민중당 당원들의 사면·복권을 요구한데 대해 『관계자들로 하여금 검토토록 하겠다』며 구체적 답변은 유보.

손주환 정무수석은 노 대통령의 검토언급과 관련,『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정부측에서 민중당 인사들에게 14대 총선전 긍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음을 강력히 시사.

손 수석은 이어 『장기표 정책위원장이 「지금은 투쟁이 아닌 게임을 통해 승부를 가리는 시대다」라면서 민주제도가 정착해가는 시대에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있는 노 대통령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고 전하기도.

○…민중당의 이 상임대표 일행은 청와대 면담을 마친 뒤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좋은 분위기속에 우리의 입장을 충분히 전달했으며 대통령도 많은 부분에 공감을 표시했다』며 면담결과에 만족해하는 모습.

이들은 『우리정치권의 뿌리깊은 냉전구조를 극복하고 보혁이 공존하는 선진정치구도 정착을 앞당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의미있는 만남이었다』고 평가하고 『앞으로 우리측 주장에 대한 정부의 전향적 조치를 기대한다』고 입장을 정리.

특히 이 사무총장은 『오늘의 대통령 면담을 통해 우리당이 얻게될 대국민이미지 개선의 효과는 정치관계법안 몇개를 개정하는 것 이상의 위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며 만남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

그러나 이번 면담은 그동안 이미지 개선에 부심하던 민중당에 어느 정도의 돌파구를 열어주었다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총선을 앞두고 야권내 힘의 분산을 초래할 것이라는 부정적 분석도 대두.

즉 민중당이 이를 계기로 향후 보수야당인 민주당과 일정한 선을 긋고 독자노선을 강화할 소지도 전혀 배제할 수 없고 이럴 경우 양당간의 통합 또는 연합공천의 성사가능성이 더욱 희박해질 수 있다는 관측.

이와함께 아직 가시화되지는 않고있지만 이번 면담에 대한 민중당내 소장강경파들의 반응도 관심거리.

이들은 청와대면담이 『14대 총선에서 당이 반드시 살아남아야 한다』는 당지도부의 절박한 위기의식하에 추진됐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지도부가 이를 얻어내기 위해 그동안 재야 진보세력과의 연대투쟁을 사실상 방기해왔다고 비판하는 입장.

따라서 당의 「전투적 개편」을 주장하는 이들은 면담이후 정부의 가시적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에는 집단 움직임을 통해 당내 파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유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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