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치아노·파바로티,호세 카레라스와 함께 세계3대 테너의 하나로 손꼽히는 플래시도 도밍고가 내한하여 세종문화회관서 독창회를 열고 있다. 이제까지 음반과 테이프를 통하고 도밍고를 접해왔던 국내의 클래식음악 팬들에게는 세계 정상테너의 열창을 육성으로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그의 내한공연은 가슴을 설레게 한 환상의 무대가 아닐 수 없다.그러나 가을 음악무대를 수놓은 도밍고 내한공연이 소수 부유층의 호사 취미와 허영심만을 부추기고 음악팬에게 실망과 좌절을 안겨준 과소비행사라는 지적을 받기에 이르른것은 아쉽기 이를데 없다.
특석 입장료가 흥행사상 유례없는 최고기록인데다가 특석 또한 평소의 관례를 무시하고 과다하게 배정하였기 때문이다. 세계 정상급 음악인의 초청 공연 입장료는 솔리스트 5만원,심포니 오케스트라 8만원선 안팎이 기준과도 같은 관례였는데 도밍고 독창회의 특석 입장료 15만원은 국내 흥행사상 최고기록이며 솔리스트 기준으로는 3배에 달하고 한국보다 경제수준(국민소득)이 몇배나 높은 선진외국보다도 비싸다는 것이다. 도밍고 독창회의 입장료가 터무니없이 높게 책정된 것은 도밍고의 공연일정에 포함되지 않았던 한국공연을 뒤늦게 성사시키느라고 국제관례의 3배에 가까운 50만달러(3억5천만원)의 개런티를 지불하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비싼 요금에도 불구하고 특석권을 비롯한 입장권이 소수 부유층에 의해 매진되어 도밍고의 예술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음악학도나 가난한 음악팬들은 먼발치에서 돌아서야만 했다는 것이다.
아무리 세계 최대의 테너라고 하지만 뒤늦게 일정을 잡느라고 국제관례의 3배에 달하는 개런티를 지불하며 초청하고 국민들의 생활수준과 경제력에 비추어 터무니없이 비싼 입장료에도 입장권이 매진되고 하는것이 모두 한심스러운 문화의 과소비 현상이다.
더구나 이같은 문화과소비 현상이 도밍고 독창회뿐이 아니라는데 문제가 있다. 도밍고 독창회에 이어 열리는 체코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내한공연 등 각종 외국예술단체 공연의 입장료가 종전보다 50%이상 1백%나 뛰었고 얼마전 미국 뉴욕의 소더비경매장서 처음으로 실시된 한국미술품 경매가 내정가를 크게 웃돌아 예상외의 호황을 이룬것도 내용적으로는 국내화상들이 호가경쟁을 벌인 결과라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같은 한국인은 국제문화예술시장에서도 씀씀이가 큰 봉으로 통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정초부터 예능계 대학입시 부정이 잇따라 터지는 등 올해에는 유난히도 국민앞에 부끄러운 치부를 드러내기만한 문화예술계는 불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난국 극복을 위한 범국민적인 과소비 추방 운동에 앞장서야 마땅하다.
소수 부유계층의 호사취미와 허영에 영합한 문화의 과소비 현상을 바로 잡아야만 문화예술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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