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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인사들의 청와대 방문(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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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인사들의 청와대 방문(사설)

입력
1991.1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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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대통령이 오는 18일 청와대에서 민중당의 이우재 상임대표 등 간부들을 만난다는 사실은 세상이 변해도 많이 변했구나 하는 느낌을 갖게한다. 우리 역사에서 진보정당이란 연제나 좌익정당으로 몰리게 마련이었고 그래서 거품처럼 일시적으로 일다가 꺼지곤 하는 운명을 겪여야 했던 것이다. 애당초 존재자체부터 부정되기 일쑤였던 정당이라 국민의 지지를 받기는 커녕 권력의 탄압에 언제나 시달려야 했다. 일반 국민들 역시 역대 집권자의 정책의지에 따라 진보정당이라면 아예 외면해버리는 습관에 젖어온 것이다.이처럼 역대 집권세력과 일반국민으로부터 백안시 당해온 진보정당의 간부들이 청와대를 방문해서 대통령과 정치현안을 논의한다는 것은 획기적인 정치사건이 아닐 수 없다. 공산주의 몰락의 외풍과 민주화라는 내풍으로 얻어지는 한국정치 발전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우선 반가움이 앞선다.

서로가 상대를 인정하기조차 거부하면서 오랫동안 적대관계를 유지해왔던 집권세력과 진보세력이 한자리에서 처음 대면한다는 것 자체의 의미가 우선 높이 펑가되어야 할 것 같다.

또한 실리나 명분에서 볼때 이번 회담은 청와대나 민주당 앞쪽에 모두 손해가 아니라 이득을 가져다 줄것이라는 계산이다. 새로운 시대 조류에 따라 진보정당을 포용하고 재야운동권을 제도적으로 끌어들이는데 앞장선다는 것은 청와대가 그만큼 폭넓은 정치를 펼친다는 전진적인 자세의 변화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권위주의에서 탈피하려는 구체적인 움직의 표시로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민중당측에서 볼때 권력과 국민으로부터 다같이 버림받아왔던 과거의 쓰라린 역사를 청산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선거에 나가긴 했으나 번번이 의석 하나 제대로 건지지 못하고 좌절해야 했던 서글픈 과거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민중당은 과감히 제도권 안으로 진입해야 한다. 제도권 안으로 진입하는 동시 현실성 있는 정책대안으로 국민들 속으로 파고 들어야 한다.

그래야만 선거에서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도 이번 청와대 방문은 민중당의 이미지 변화에 큰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회담이 남북대화처럼 만남 자체에서 의의를 찾고 돌아서는 회동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민주당에서 제시하는 의견과 주장중에는 호의적으로 검토해볼만한 것도 있을 것이다. 진보정당의 육성 발전이라는 측면에서도 배려할 것이 있다면 과감히 수용하는 자세를 보여주었으면 한다.

그렇게해서 첫 만남일망정 결실과 소득을 거둘 수 있다면 금상첨화의 회담이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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