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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협력방안 모색」 국제 심포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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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협력방안 모색」 국제 심포지엄

입력
1991.1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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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 남부본부 창원공장 준공기념한국일보는 부산세계교류협회(회장 박남수 부산 상의회장)와 함께 15,16일 양일간 부산해운대 하얏트호텔에서 「변모하는 동아시아­새로운 협력방안의 모색」이라는 주제로 국제학술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있다. 본사 남부본부 창원공장 준공기념으로 마련된 이번 심포지엄에는 국내의 저명한 학자 14명이 참가,탈냉전시대의 동북아정세 및 남북한을 비롯한 역내국가들의 새로운 상황인식을 집중논의했다. 이번 심포지엄에 제출된 주요논문을 요악한다.<부산=조희제기자>

◎동북아 관계개선 주력을/중국의 역할

일국의 행동양식은 그 국가가 취급하는 국내외적 문제를 통한 일련의 제 명분 및 가치들로 구성돼 있다.

90년대의 동북아에 있어서 중국의 역할과 북경의 외교정책에 대한 행동양식을 분석함에 있어 전통·문화적 변수,국제환경 용인 및 국내적 요소 등 3가지 측면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중국의 외교정책행위 패턴에서의 변화와 90년대 동북아시아에서의 그 역할을 좀더 완전하게 이해하기 위하여 국내적 국제적 분석 수준을 연결할 필요가 있다.

사실 중국의 외교정책에는 경직성과 유연성이라는 이중성이 있다. 중국의 외교정책은 엄격·편협하거나 위험할 정도로 이데올로기적인 것으로 간주되는 한편 중국인 특유의 실용주의적 유연성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의 행위패턴에 관심을 집중하면서 북경의 정책적 선택 즉 이중성을 어떻게 개념화할 것인가,또 어떤 환경하에서 북경의 정책을 좀더 유연하고 좀더 경직되는가,그리고 유사한 환경에서 외교정책이 다르게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등에 대한 신중한 분석이 필요하다.

중국 외교정책의 문화적 이데올기적 배경을 감안할때 향후 중국은 한반도의 안정을 유지하는데 초점을 둘 것이다.

현재 북경은 통일이후의 한반도에 대한 잠재적 불안감에도 불구하고 남북한간의 고위급 회담을 환영하는 등 남북한 당국의 통일 노력에도 지지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한국에 대한 중국측의 외교정책은 북한에 대한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지만 북경은 이미 과거 수년간에 걸쳐 한국을 사실상 인정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경제발전에 대한 중국의 욕구는 한국과의 관계를 확대해 나가는 중요한 인센티브로 작용할 것이다.

한국은 중국과의 국교를 정상화하는데 있어 인내와 비공개성이라는 두개의 과거교훈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인내와 비공개성은 미중 및 중일 국교정상화 등 과거의 중요한 중국 대외정책에서 이미 실증되었다.

결론적으로 북경과의 교섭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은 형식보다 내용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남북한간의 적대감이 해소되는 정도가 높을수록 북경과 한국과의 관계개선은 보다 더 용이해질 것이다.<첸셍차오 미 워싱턴 평화연구소>

◎상호신뢰가 진정한 평화/동북아서의 군축

전통적으로 군축은 일종의 과학으로 간주돼 왔다.

초강대국이 대립하는 수년동안 많은 사람들은 각국의 전쟁무기가 통제된다면 전쟁을 피할 수 있고 긴장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동서간에 존재하는 사회·경제체제의 이질성들을 강조하기 보다는 미·소가 보유한 전쟁무기의 양과 종류에 관심이 집중됐다. 미·소 관계는 물리학자 공학자 그리고 세력균형 이론가들의 관심영역이 되어왔다.

초강대국 관계와 군축에서의 극적인 변화는 전쟁무기의 균형이 어느정도 안정된 수준에 도달했을때가 아니라 소비에트연방의 사회·경제적 체제가 변화하기 시작했을때 일어났다.

공산주의와 자본주의간의 경쟁이 일단 해소되자 군축에 대한 문제들든 그 중요성이 쇠퇴했다.

전통적인 군축은 적대국간의 균형유지에 초점을 맞춰왔다. 그러나 소련공산주의의 붕괴후 국제상황은 국제관계가 항상 「힘의 균형」 논리에 의해서만 규정되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소련연방이 붕괴됐음에도 소련의 실질적인 군사력은 변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표피적인 군축보다 중요한 것은 과거 적대국이었던 소련이 민주체제와 시장경제로 재탄생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것이 더 효과적인 안정을 도모할 것이기 때문이다.

동북아 지역에도 이같은 논리는 적용된다. 이 지역의 요충인 한반도에서도 전통적인 군축은 긴장과 위협을 완화하는데 제한적 역할만을 수행할 뿐이다.

신뢰를 구축해 북한으로 하여금 대화의 장에 나오게 함으로써 세계변화의 흐름이 북한사회에 유입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강력한 군축정책이라할 수 있다. 이런점에서 한반도의 비핵화 선언은 신뢰구축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리라 본다.

만약 김일성사후 북한의 폐쇄된 장벽이 열릴 경우,북한은 지금의 소련처럼 걷잡을 수 없는 격변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것이다. 이런 상황이 도래하면 한국정부와 국제사회는 북한개혁의 방향을 잡아줄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마이클 맥파울 미 스탠퍼드대>

◎일,지역안정 선도역 필요/변혁기의 일 외교

역내 경제협력에서 일본을 제외시킨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다. 그러나 일본이 막상 주도적 역할을 하려한다면 일본의 과거 행적때문에 역내국가들로부터 우려가 제기될 것이다. 일본이 외교적으로 완전주도권을 행사한다해도 과거와 같이 군국주의로 돌아갈 수는 없다. 그리고 오늘날과 같은 상호의존 시대에는 완전독주는 역시 있을 수 없다해도 과언은 아니다. 과거 군국주의자들에 의해 한국과 만주가 일본의 생명선이라고 했지만 상호의존의 현대에서의 생명선은 국제의존과 지구촌 그 자체인 것이다.

오늘날 일본이 당면한 가장 큰 과제는 동북아 새질서 형성에 얼마나 건설적으로 기여하느냐 하는 것이며,동시에 역내국가들의 깊은 불신을 어떻게 불식하느냐는 것이다.

2차대전후 일본이 취해온 외교정책은 3단계의 시대적 변화에 따라 모습을 달리해왔다. 제1단계는 미 외교의 추종기였으며,제2단계는 월남전후 60년대의 냉전에 있어서 미국의 입지를 강화하는 기간이었다. 3단계는 미­소대결이나 그들의 절대적 우위가 소멸한 현시점을 말하며,이는 태평양 지역에서 일본의 역할은 축소됐음을 뜻한다. 이제 이 지역에서 과거와 같은 소련의 위협이 사라졌으므로 일본은 독자적으로 더 많은 국제연계를 설정하고 다변화해야 한다. 일본의 역할 확대에 대한 우려는 주변국과의 제도화된 협력으로 불식될 수 있고,그 근간을 이루는 미­일관계에 지속으로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2단계 외교,즉 월남전이후 60년대에 있어서 미국은 아시아지역에서 일본의 역할을 종용했기 때문에 일본외교의 자율성 추구가 미·일 관계를 위축하지는 않았다. 이러한 추세는 아직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단지 아시아의 정치·안보문제에 관해서는 일본의 과거때문에 일본외교의 자유나 행동반경이 현저히 제한된다. 가이후 전 내각이 동남아국가들과 대화를 시작한 것도 이러한 이유때문이었다.

만일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이단자로 간주된다면 새로운 동북아 질서는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일본외교가 「지역내 국가들이 지역안정을 도모하는 다국적 노력의 일부」로 인정될때,일본외교의 균형이 성립될 수 있으며 새로운 지역질서 구축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소야 요시히데 일 게이오대>

◎실용주의 존중 갈등 줄여/동북아 새 구상

아시아에서의 냉전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도 하나,실은 냉전의 해빙은 구주보다 아시아에서 먼저 시작됐다. 70년대이후 동아시아는 지속적인 변화를 해왔다. 그이후 10여년동안 이루어진 동아시아의 상호의존 관계는 이 지역의 발전을 낙관하게 한다. 베를린 장벽 붕괴이후 구주처럼 동아시아는 큰 혼란을 겪지 않았지만 냉전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정치·경제적 판도는 현저히 달라졌다.

구주의 계획적 통합진전과 비교할때 동아시아가 기회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다는 인상을 줄지는 모르나 동아시아에는 미래에 대한 방향감각과 결집력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중요한 사실은 현재 동아시아는 평화를 누리고 있다는 점이다. 동구붕괴이후 구주의 번영과 평화는 엄청난 도전을 받고 있다. 소수민족 분규와 갈등은 유고사태에서 극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생동하는 서구가 무력한 동구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주지 못한다면 구주의 꿈은 심각한 위기에 봉착하게 될것이다.

동아시아는 갈등요인과 조정기구 결여에도 불구하고 평화롭다. 물론 동아시아에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북한의 핵문제 등이 아시아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기는 하다. 이는 1975년 월남 패망 직후의 불안,위협과는 비교가 되지 않으며,아시아는 이러한 불안요인을 해소할 능력을 갖고 있다. 아시아에서의 평화적 환경의 중요요인들은 이 지역내의 정부들이 이념보다 실용주의를 존중해왔다는 사실이다.

오늘날 동아시아는 몇가지 유리한 조건위에 있다. 그 조건들은 ▲안보우산을 제공하고 있는 강력한 미군사력 ▲미일간의 상호보완적 동맹관계 ▲역내지역 국가간 협력분위기 ▲개혁을 추진하는 중국·소련의 온건자세 등이다.

동북아 신질서 구축에서 중시해야할 것은 정부분야 뿐만 아니라 민간분야의 역할이다. 21세기에 있어서 동아시아의 성장과 안정은 정부 못지않게 민간분야의 기여에 의존할 것이다. 그리고 동아시아 발전의 열쇠는 지역기구 문제가 아님을 인식해야 한다. 특히 지역기구 창설에 있어서 동아시아의 번영이 새로운 지역기구나 팽창하는 관료체제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진정한 발전은 새기구 창설 보다는 현존 기구의 강화를 통해 이루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장 이상적인 지역기구는 적극적으로 변화를 창출하고,배후에서 발전을 방해하지 않는 기구일 것이다.<노경수 미 스탠퍼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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