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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 토론장 된 「아·태 경협」(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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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 토론장 된 「아·태 경협」(사설)

입력
1991.1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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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정형의 「아태 경제협력」(APEC)은 역시 무정형으로 끝났다. 14일 폐막된 이번 서울 아태 경제협력 제3차 각료회의는 지난 3일 동안의 회의에서 「아태 경제협력」 그 자체의 목적,목표,운영방식 등 제도적 정착문제는 뒷전으로 미루어 놓은채 현재 제네바에서 열리고 있는 우루과이라운드의 성공적 타결에 역점을 뒀다. 이번 회담의 결과를 집약하는 「서울 APEC선언」과 「UR(우루과이라운드) 협상에 관한 APEC선언」은 서울회담의 의미,그보다는 현시점에서의 APEC의 특성을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서울 APEC선언」은 APEC을 『아시아·태평양뿐만 아니라 여타 모든 경제실체들의 이익에 합치하는 개방적 다자무역 체제로 발전강화』하고 『가능한 분야에서 가트(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 원칙에 합치하고 여타 경제실체들에 손해를 끼치지 않는 방법으로 참가국들간의 상품,서비스 교역과 투자에 대한 장벽을 해소한다』고 그 목적을 규정했다.

또한 APEC의 조직문제와 관련,각료회의를 연례적으로 개최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고위실무회의를 둔다고 명기했다. APEC의 장래에 대해서는 『지역이 직면한 경제정책적 도전에 대응하여 점진적으로 발전하는 유연성을 유지한다』고 했다.

「서울 APEC선언」은 APEC을 EC(구주공동체)나 NFTA(북미 자유무역지역) 같은 지역경제 공동체로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세계무역의 자유화 촉진을 위한 『공개된 토론장』으로 존속시키겠다는 것을 뜻한다.

이것은 미국과 아시안국가들의 입장이 수용된 것이다. 미국의 대APEC정책은 두가지 목표를 겨냥하고 있다. 하나는 EC의 있을지모를 배타적 독립성을 견제하자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일본의 아태지역에 대한 경제적 패권장악을 막자는 것이다.

또한 이와 동시에 우루과이라운드의 목적이 시사하듯 세계무역의 자유화를 지속적으로 추구하자는 것이다. 한편 아시안국가들도 현행의 아시안조직의 해체나 이완을 원치않는 것이다. 우리가 희망하는 역내 자유무역 강화는 현재로서는 별로 지지를 받지못하고 있는 것이 분명해졌다.

미국은 이번 회담을 사실상 다음주부터 재개되는 우루과이라운드회담의 성공적 타결을 위한 포석으로 활용했다. 따라서 이번 서울 APEC회담은 APEC회담보다는 UR후원회담에 더욱 가까웠다. 칼라 힐스 미무역대표의 쌀에 대해 『예외를 인정할 수 없다』는 발언은 다분히 의도적인 것이다. 「UR협상에 대한 APEC선언」은 한마디로 UR협상의 성공을 위한 원칙적인 포괄적 지지선언이다.

한국으로서는 전기침 중국외상 등 중국 고위각료와 회담을 가진것이 외교적 수확이었다면 수확이다. 쌀의 수입개방을 허용할 수 없는 한국으로서는 한국농촌의 목을 죄는 UR의 성공을 위한 무대를 제공한 셈이 됐다. 이번 APEC회담을 통상외교에서 한국의 영향력이 거의 무력하다는 것을 인식시켜줬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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