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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새시대/황소웅 논설위원(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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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새시대/황소웅 논설위원(메아리)

입력
1991.1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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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가본 사람들은 누구나 그 지독한 교통지옥에 한번씩 놀란다. 부산 시민들이야 하도 오랫동안 시달려왔기 때문에 이제는 만성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짜증부리는것 조차 잊고 산다. 아예 포기해버렸기 때문이다.교통 소통이 잘 안되어 애를 먹는 것은 서울이나 어느 대중소 도시에서든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부산의 경우는 다른데 비할바가 아니다. 시내교통만 복잡한게 아니다. 김해공항과 부산 시내를 연결하는 만덕터널길은 체증이 심하기로 이름난지 오래이다. 창원­부산,울산­부산간 도로로 체증이 대단하다. 한번 막혔다하면 몇시간씩 꼼짝을 못한다. 부산은 서울 다음가는 제2의 도시이자 관문 항도이다. 전체수출물량의 65%가 이곳을 통해 나간다. 컨테이너 화물의 물동량은 전체의 95%에 이른다. 세계적으로는 6위이다.

이처럼 중요한 관문도시의 교통이 이 지경이니 다른 산업분야가 얼마나 뒤떨어져 있는가는 물으나 마나이다. 쓸만한 기업은 다 빠져나갔다는 얘기가 실감있게 들렸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해풍 덕분에 공기하나는 맑고 깨끗했었는데 지금은 바닷가에만 해당되는 얘기라고 했다.

부산이 왜 이처럼 낙후되었는가. 그 원인을 어디서 찾아야 할까. 오래전부터 야당도시였기 때문이라는 정치적 분석도 있다. 선거때마다 야당표가 많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에 집권자의 노여움을 샀고 그래서 중앙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유신 시절이나 5공때에는 그랬던게 사실이다. 독재정권에 저항하는 도시로 이름이 나 있었기에 집권자의 배려를 기대하기란 불가능한 것이었다. 오랫동안 그러다보니 부산은 중앙정부의 관심의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부산 푸대접 현상이 깊어져간 것이다. 부산이 중앙의 관심밖으로 밀려남으로써 소외지대로 고립되는 현상을 가져왔고 이런 상황이 거듭되면서 오늘날의 낙후상을 초래하게 된 것이다. 독재정권이 바뀐 뒤에도 부산의 어려운 사정이 중앙에 전달되지 못하는 동맥경화 현상이 여전하게 남아 있었다. 이 지역 출신의 정치인들이 부산 사정을 하소연하고 도움을 요청하는데도 한계가 있었다. 말하자면 언로가 제대로 트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런점에서 이번에 한국일보가 창원에 최신 시설을 갖추고 부산을 비롯한 남부지역에 동시인쇄시대를 열었다는 것은 지역간의 균형발전이라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큰 것이다. 「동시인쇄」라는 말은 중앙의 뉴스가 지방에 속보로 전해진다는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지방 소식이 금방 금방 중앙으로 올라간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즉 이제부터는 지방의 어려운 사정이 중앙에 그때 그때 전달되는 온라인 시대가 열렸다는 것이다.

이러한 동시인쇄시대의 의미와 역할을 부산출신의 정치인들은 현지에 내려와서 먼저 간파하고 있는 듯 했다.

창원사옥 준공 및 남부본부발족 축하연(12일 부산 코모도호텔)에 참석한 김영삼 민자당대표 최고위원은 인사말을 통해 한국일보와 부산지역의 발전을 위해 양자간의 교제가 오래 오래 가기를 기원했다.

이기택 민주당 공동대표는 특히 한국일보가 동시인쇄시대를 통해 낙후된 부산지역을 발전시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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