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블록화… 대응책 관심/노 대통령미·중·일 외무 단독면담 예정/각국 이해상치… 각료회의 상설화 난망12일부터 14일까지 3일간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제3차 아태각료회의(APEC·Asia Pacific Economic Coorperation)는 우리가 주도하는 최대 외교행사이다. 회의가 갖는 의미와 논의될 사항 등 질적인 면은 물론 참가국 수,참가 대표단의 얼굴 등 양적인 면에서도 세계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APEC의 창설주도국이자 이번 회의의 의장국인 우리나라는 지난해 7월 싱가포르의 제2차 회의이후 외무부내에 전담부서를 두고 1년 넘게 치밀한 준비를 해왔다.
우리나라는 지난 8월까지 3차례 고위실무회의(SOM)를 서울에서 열고 중국 대만 홍콩 등 신규회원국 가입문제·의제선정·APEC 선언준비 등에 대해 각국의 입장을 사전조정,모두 타결지어 의장국의 역할을 완벽히 수행했다.
○…이번 서울회의가 갖는 중요한 의미는 ▲APEC의 시기성 ▲APEC의 장래문제 ▲회원국간 쌍무회담 ▲3중국(중국·대만·홍콩)의 가입 ▲우리의 외교역량 등 5가지로 대별.
우선 이번 회의가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의 막바지단계와 북미자유무역지대(NAFTA) 창설,EC와 EFTA(유럽자유무역연합)간 EEA(유럽경제지역) 창설합의 등 세계경제의 지역주의·보호주의 경향이 강화되는 시점에서 열리게돼 APEC의 좌표설정이 큰 관심.
아태지역 경제의 고도성장을 유지하고 상호의존 관계를 효율적으로 조정하는 한편 지역주의에 대처하기 위한 목적으로 창설된 APEC은 아직 초보단계의 경제협의체.
따라서 APEC이 추진하고 있는 역내 무역자유화에 대한 회원국의 입장이 어떻게 정리될 것인지가 주목된다.
또한 UR협상에 관한 던켈 GATT사무총장의 초안발표가 이달말께로 예정돼 있어 UR타결을 위한 APEC의 역할에도 관심.
이같은 시기적 중요성과 함께 역내 정부간 협의체 수준에 머물고 있는 APEC의 상설기구화 문제도 주요 논의사항.
이부분에 대해서는 아세안 국가들이 소극적이어서 사무국 설치·예산확보 등 상설기구화하기 위한 문제는 1년간 계속 연구검토한 뒤 내년 방콕 4차 회의때 보고하는 쪽으로 결정될 것으로 전망.
○…APEC자체내의 현안 못지않게 주목되는 부분은 개회기간중 이뤄질 우리나라와 미·일·중 등의 외무장관 회담,미일·미중·일중 등 쌍무회담 등 각국의 막후외교.
특히 지난 8일 노태우대통령의 한반도 비핵화선언과 관련,이해가 크게 걸려 있는 미국 일본 중국 등과의 접촉이 주목되는데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막기위한 공동대처 방안이 상당히 밀도 있게 논의될 전망.
이들 3국 외무장관은 이상옥 외무장관과의 회담과는 별도로 노 대통령과 단독면담할 예정이어서 비핵화 선언에 따른 우리측 입장이 관련국 정상에게 전달될 것으로 예상.
○…이번 서울회의서 가장 시선을 끌 인사는 베이커 미 국무장관과 전기침 중국 외교부장·와타나베(도변미지웅) 일본 외무장관. 부시 미 대통령의 아시아순방이 연기됨에 따라 베이커 장관의 역할이 더욱 주목받는 상황. 그는 서울에서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등 외무장관과 개별회담을 갖는데 이어 15일 북경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동북아정세와 관련,관심이 집중.
전 부장은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중국의 최고위급으로서 10월2일 유엔에서의 한중 외무장관회담에 이어 2번째 회담이 기대되고 있고 수교·경제협정 체결 등 양국간 현안에 대한 입장이 정리될 것으로 예측.
와타나베 장관은 지난 5일 취임후 이번 회의참석이 첫 외국방문이 돼 역시 미국과의 신협력·아태지역에서의 영향력 확대 등과 관련,회원국으로부터 관심을 끄는 인사.
외신은 중국과 대만의 접촉여부에 대해서도 대만정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데 대만은 여러 상황을 감안,외무장관 대신 소만장 통상장관을 대표로 파견.
○…이번 회의는 첫날인 12일 하오 각국 각료들이 청와대로 노 대통령을 예방하고 노 대통령 주최 만찬에 참석하는 것으로 시작. 노 대통령은 만찬에서 APEC의 활동과 장래문제 등에 대해 기조연설을 할 예정.
회의는 13∼14일 2일간 열리는데 의제는 ▲아태지역 경제동향 및 현안 ▲우루과이라운드 및 아태지역내 무역자유화 ▲APEC 10개 협력사업 ▲APEC 장래문제 ▲소련 인도 몽고 등 신규회원국 문제 등 5가지.
APEC 15개 회원국을 그룹별로 보면 「6+6+3」의 형태로서 한 미 일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6개국과 아세안 6개 회원국(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싱가포르 브루나이) 및 3중국.
거의 모든 국가가 외무·통상장관 등 2명씩을 파견,전체 참가각료는 26명이며 수행원을 포함한 전체대표단 수는 7백여명.
○…회의장소인 신라호텔은 회의장 입구에 금속탐지기를 설치,삼엄한 보안검색을 하고있고 외무부 사무국과 프레스센터는 이미 10일부터 가동중.
신라호텔의 6백여개 객실중 4백30여개를 APEC대표들이 사용하며 가장 많은 객실을 예약한 나라는 미국이 1백여개,일본이 60여개,중국이 20여개순.
내외신기자 2백여명이 취재를 신청,취재경쟁도 치열하다.
베이커 미 국무장관과 중국대표단은 특별기편으로 내한할 예정.<한기봉기자>한기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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