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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협력기구로 “탈바꿈”/나토 로마정상회담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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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협력기구로 “탈바꿈”/나토 로마정상회담 결산

입력
1991.1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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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동맹 점진적 탈피”… 다른 현안은 보류【베를린=강병태특파원】 8일 끝난 로마 나토정상회담은 과도적 성격의 「신전략」선언에데도 불구하고 나토가 군사동맹체에서 정치적 협력기구로 전환하는 과정에 들어섰음을 확인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회원국들의 나토지지 서약과는 관계없이 냉전시대 미국과 서유럽을 묶는 절대적 고리였던 나토가 장차 단순한 혐의기구로 질적변화를 일으킬 것임을 예고한다. 그리고 결국 이는 군사동맹 나토의 「황혼」을 의미한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나토 16개국 정상들이 합의한 신전략은 ▲나토 이념고수 ▲소 동구권의 잔존위협 대처를 위한 서유럽 신속대응군 창설합의 ▲소 동구권원의 안보협력을 위한 북대서양안보협의회 창설 및 이들의 향후 나토가입 허용 등으로 요약된다.

이 신전략은 소 동구의 민주화에 따른 서유럽안보상황의 혁명적 변화와 관련,동서대결적 안보논리는 전유럽안보 협력 개념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요구를 일단 수용한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나토의 군사동맹으로서의 존재가치를 공식적으로 훼손하지는 않으려는 타협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미국과 서유럽은 소련과 과거 바르샤바 조약기구 회원국 및 발트3국을 나토와의 안보협의에 초대,냉전시대의 적대개념을 공식폐기 했다.

그러나 소 연방해체와 동구권의 정세불안정과 관련한 핵무기통제 취약 등 「예측불가능한 위험」을 상정,서유럽 공동방어 능력의 유지와 신속대응창설 등에 합의했다. 이는 나토의 존속가치에 대한 회의를 부인하고 새로운 공동안보 형태 모색을 둘러싼 갈등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다.

이같은 신전략 합의에 대해 부시 미 대통령은 「역사적 전환점」이라고 평가했으며,정상회담 의장인 뵈르너 나토 사무총장도 『대서양 동맹의 새로운 장을 열 것』이라고 전진적으로 자평했다.

그리고 이들은 이같은 평가에 덧붙여 『나토의 신전략은 새로운 안보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것일뿐 나토는 결코 다른 기구로 대체되거나 기본성격이 변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대해 서유럽 독자안보를 가장 강력히 외쳐온 프랑스의 미테케랑 대통령은 나토산하의 신속대응군 창설 등에 대한 완강한 반대자세를 누그러뜨리고 신전략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콜 독일총리도 나토이념 고수와 미국의 유럽잔류에 대한 지지를 재차 다짐했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전격적인 독 불 통합군창설 발표로 서유럽독자 안보의지를 천명했던 콜과 미테랑의 나토 신전략 지지는 표면적이고 잠정적일뿐이다.

주목되는 것은 나토산하의 신속대응군 창설을 추진,독 불의 WEU강화 시도에 맞서온 메이저 영국총리도 나토의 성격변화를 수용하고 나선점이다.

메이저 총리는 『나토는 정치적 단결의 중심으로 존속해야 한다』며 동구와의 경제적 협력확대 등에 주도적 역할을 하기위한 구조 개편을 주장했다.

이같은 서유럽핵심국 정상들의 발언은 결국 나토의 군사동맹 성격의 탈색과 나토조약 체결 당시의 정치적 동맹체로서의 환원을 수용하는 것이다.

이같은 형식적 합의에도 불구하고 이번 정상회담은 냉전이후 시대 서유럽의 공동안보 모색에 대한 전략적 해답을 마련하지 못할 것이란 당초 예상대로 끝났다.

이는 부시 대통령의 『각국은 나토와 WEU의 상호지위 설정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한데서도 나타났다.

이와관련,언론들은 『나토 고수론이 상정하는 소·동구의 「잔존위험」이 허구가 아니더라도 과연 서유럽이 군사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성격인가』라며 나토의 신전략과 독 불통합군 등 서유럽의 모든 새로운 군사적동맹 모색 자체가 무용함을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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