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고려병원·대전 민자역사도/이 회장 누이 인희·명희씨 독자경영/증시통해 지분정리삼성그룹은 6일 신세계백화점과 전주제지를 그룹계열에서 분리·독립시키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전주제지의 자회사인 고려흥진(고려병원)과 신세계백화점의 자회사인 (주)대전 민자역사 등 2개 회사도 자동적으로 삼성그룹에서 떨어져 나가게됐다.
전주제지 및 고려흥진은 이건희회장의 누나인 이인희씨(호텔신라 고문·고 이병철회장의 장녀)가,신세계백화점 등은 이 회장의 동생인 이명희씨(신세계백화점 상무·고 이회장의 5녀)가 독자적인 경영권을 갖게된다.
삼성그룹은 이날 상오 강진구 삼성전자 회장 주재로 열린 계열사 사장단 주례회의에서 이같이 결정,관련절차가 마무리되는대로 주거래은행(한일은행)에 계열기업분리 승인신청을 내기로 했다.
이같은 계열분리 결정에따라 삼성그룹은 빠른시일내 그룹계열사와 이들 4개 회사간의 주식지분정리,채무보증해소,임원철수 등의 제반절차를 밟기로했으며 이에앞서 6일부터 그룹차원의 종합적인 인사·자금관리도 중단키로 했다.
지분정리방식은 ▲상장회사인 전주제지와 신세계백화점의 경우는 증시를 통해 처분하고 ▲비상장기업인 고려흥진과 대전민자역사는 이 회장측과 인희·명희씨측이 법이 정한 평가기준에 따라 양수·양도할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의 주식지분은 ▲이명희 11.4% ▲이건희 6.4% ▲정재은(명희씨 남편) 1.5% ▲삼성문화재단 2.5% ▲기관투자가 2.2% ▲소액주주 47.3%이며,전주제지는 ▲이인희 6.7% ▲조운해(인희씨 남편) 외 5명 6.8% ▲이건희 0.4% ▲삼성복지재단 1.5% ▲기관투자가 45.2% ▲소액주주 30.4% 등이다.
◎「경제력 집중완화」 맞물려 재계 비상한 관심/업종전문화 명분·여신규제 탈피(해설)
전주제지와 신세계백화점 두 회사의 지난해 외형은 모두 7천1백억여원으로 삼성그룹 전체의 2.4%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회사의 삼성그룹으로 부터의 분리독립이 재계의 비상한 관심을 끄는것은 이번일이 「남의 집안일」로 지나쳐버릴 수 없는 여러가지 의미를 담고있기 때문이다.
경제민주화를 맞앙 정부까지도 적극 나서고 있는 소유와 경영의 분리,경제력 집중해소 측면은 물론 업종전문화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시대적 변신을 서둘러야 한다는 채찍질을 받아온것이 재벌기업 공동의 입장이었다.
삼성그룹의 이번 결정도 이같은 맥락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것으로 보인다.
삼성측은 이번 결정에 대해 ▲국민의 대기업 경제력 집중완화요구에 부응하고 ▲그룹경영력을 전자·중공업·종합화학 등 제조분야에 집중시켜 업종전문화 및 고도화를 기하고 ▲신세계·전주제지 두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발전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룹은 물론 이들 분리독립회사의 입장에서도 그룹의 「족쇄」에서 풀려남으로써 자금조달 신규투자 업종전문화를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전기를 갖게된다는 것이다.
한편 재계에서는 삼성측의 이같은 배경설명에 대해 충분히 공감을 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삼성그룹 2세들간의 지분정리측면도 간과하지 않고있다. 사실 재계에서는 오래전부터 삼성그룹의 이같은 「분가」가 예견됐으며 최근에는 이건희회장 형제간의 「관계」와 결부시켜 갖가지 관측을 해왔다.
삼성그룹 계열사중 이 회장 이외의 형제자매가 대주주로 있는 회사는 모두가 떨어져 나간다는 소문이었다.
재계에서는 삼성그룹의 「핵분열」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냐에 또다른 관심을 갖고있다. 이에 대해 삼성측은 『추가 분리독립 대상기업은 없다』고 잘라말하고 있지만 안국화재 호텔신라 조선호텔 제일합섬 등은 여전히 맹희 인희 명희,새한미디어(고 이창희회장) 등이 거대주주로 남아있어 장기적으로는 어떤 방식으로든 지분정리가 해결돼야할 대상들이다.
이번에 명희씨가 신세계백화점을 독자경영하게 됨에 따라 남편인 정재은 삼성종합화학 부회장의 거취도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송태권기자>송태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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