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현직 대통령 5명이 한자리에 나란히 서있는 신문보도 사진이 유난히 눈길을 끈다. 닉슨,포드,카터,레이건 그리고 부시. 전직대통령이 4명이나 건강하게 살고 있다는 사실도 흔한일이 아니지만 이들이 현직 대통령과 자리를 함께 한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언론들이 모두 인상깊게 다루고 있는 것 같다. ◆레이건 기념도서관 개관식에 참석키위해 모인 이들의 사진이 우리에게 특히 남다른 느낌을 주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한국에도 생존해 있는 전직 대통령이 둘이나 있지만 국민의 존경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돌아가신 전직 대통령에 대해서도 사후 평가가 엇갈리고 있는게 우리의 현실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물러난뒤에 더욱 시끄러웠다. 조용히 향리에서 은퇴생활을 즐기는 원로의 모습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우리에게 더욱 인상적인 것은 그들이 모임에서 주고받은 덕담이다. 닉슨은 레이건의 치적을 치하하면서 부시의 지도력을 칭찬했다. 레이건에게 패했던 카터도 과거 정적의 업적을 높이 평가하는데 인색치 않았다. 부시는 공산주의의 몰락을 가져온 주역은 자신이 아니라 레이건이라며 냉전체제 종식의 공을 전임자에게 돌렸다. ◆무슨 사연이 있는지 전·현직 대통령이 서로 으르렁대는 것만 보아온 우리에게는 인상적으로 비치지 않을 수 없다. 6·29선언의 주역이 자기라고 서로 우겨대는 모습을 그동안 자주 보아왔던 우리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얼마전 전직대통령의 상가에서 벌어졌던 양가의 신경전은 국민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지 않았던가. 많은 전직 대통령들이 경호원 대신 철부지 어린이들에 둘러싸여 인자한 동네할아버지로 존경을 받는날이 우리에게는 언제쯤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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