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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청 추돌원인 발표 “허위”/경찰 “기관사 수동운전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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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청 추돌원인 발표 “허위”/경찰 “기관사 수동운전 안해”

입력
1991.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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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 지상자중 1개 이상판명/「ATS봉인 조작」 수사지난달 30일 밤 서울 개봉역에서 발생한 전동차 추돌사고에 대해 철도청이 거듭 밝혔던 공식해명은 허위임이 4일 밝혀졌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이날 『사고당시 기관사 천정웅씨(47)가 ATS(자동열차제어장치)를 차단한 채 수동운전했으며 개봉역 ATS의 전기감응기기인 지상자에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는 철도청의 공식해명과 달리 천씨는 수동운전을 하지 않았으며 개봉역의 4개 지상자중 역전방 4백85m 지점의 지상자에 이상이 있었음이 수사결과 드러났다고 밝혔다.

경찰은 개봉역 사고조사 책임자인 박찬영씨(45·서울지방철도청 안전담당관 실장) 등 3명을 이날 상·하오 소환조사한 결과 박씨가 4백85m 지점의 지상자에 이상이 있었음을 증언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경찰에서 『ATS가 정상작동되면 각 지상자가 설치된 지점에서 전동차의 속도테이프에 점(·)이 찍히게 돼있는데 천씨의 K323호 전동차 속도테이프에는 여타지점에서는 점이 찍혀 있었으나 4백85m 지점에서는 점이 없었다』며 『이는 천씨가 ATS작동 상태에서 운전했음을 입증해주는 동시에 4백85m 지점의 지상자에 이상이 있었음을 나타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또 『31일 상오에 실시된 1차 조사 당시에는 유의해보지 않았으나 속도테이프 분석전문가인 서울전동차 사무소 지도기관사 진상숙씨(41)와 일선기관사들이 지상자의 결함을 주장함에 따라 재조사한 결과 이들의 주장이 옳았음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박씨는 『처음 사고조사 당시에는 지상자의 이상이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닌 것 같다고 보고했었다』고 진술했다.

철도청은 그동안 『지상자에 이상이 있었으며 천씨가 자동운전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일선기관사들의 주장을 묵살한채 사고의 모든 원인이 기관사 천씨의 잘못 때문인 것으로 거듭 공식주장해왔다.

철도청은 사고전동차 운전실의 ATS차단함의 납봉인이 뜯겨있고 스위치가 내려져 있었다는 사실을 근거로 천씨가 수동운전했다고 밝히고 『속도테이프 조사결과 구로역까지는 ATS가 정상작동된 것으로 기록됐으나 그 이후 사고지점까지의 기록은 표시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속도테이프 분석결과 천씨가 수동운전을 하지 않았음이 밝혀짐에 따라 사고원인을 은폐·조작하기 위해 누군가가 ATS봉인에 손을 댔을 것이라는 의문이 커지고 있다.

이에따라 경찰은 사고당시 첫 조사를 했던 서울지방 철도청 안전담당관과 보안원 등을 소환,봉인조작 여부를 집중 수사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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