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리스트다” 비난·폭로 공방/샤미르 테러경력 “새관심” 부상『이스라엘 총리 샤미르는 47년 영국 정부의 수배자였다』 마드리드 중동평화회의 1차 전체회의 마지막날 시리아의 파루크·알·샤라 외무장관은 색바랜 수배전단을 뒤흔들며 샤미르총리의 과거를 새삼 들춰냈다.
알·샤라 외무장관의 이같은 「폭로」는 샤미르총리가 아랍국들의 기조연설에 대한 반박연설에서 시리아를 테러리즘의 온상이라고 비난한데 따른 반격이었지만 샤미르총리의 과거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알·샤라 외무장관이 들고 나온 수배전단은 32살의 샤미르가 당시 악명높은 유대인 테러리스트 조직 「스턴 갱」의 3인지도부의 일원임을 밝히고 있다. 대영 유대인 지하조직인 「이르군」으로부터 갈라져 나온 이 조직은 무자비한 테러행위로 유대인에게마저도 충격을 안겨주었던 단체.
「이스라엘 자유투사」라는 공식명칭을 갖고 있는 이 단체가 행한 가장 유명한 테러 사건은 44년 영국의 중동담당 국무장관 모이네 공을 암살한 일과 48년 유엔의 평화중재관 자격으로 중동에 파견된 스웨덴의 베르나도트 백작을 암살한 일이다. 이 단체는 또한 48년 부녀자와 어린이를 포함한 팔레스타인 민간인 1백20명을 학살한 사건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팔레스타인인들이 유대인 거주지역으로부터 탈출하기 시작했고 여기에서 비롯된 팔레스타인 난민문제는 4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중동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샤미르의 이같은 과거는 어느정도 알려졌던 사실,그러나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샤미르가 결코 이러한 과거를 후회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지난 9월 한 인터뷰에서 『나의 목표가 정당한 것이었기 때문에 적들에 대해 개인적인 테러를 행했던 것도 정당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중동의 지도자들중에서 피로 얼룩진 과거를 지닌 지도자를 찾기란 어렵지 않다. 시리아의 아사드 대통령만해도 쿠데타를 통해 집권했으며 또 집권과정에서 많은 시민들의 희생이 뒤따랐다. 또한 식민주의와 싸운 제3세계 지도자들의 상당수가 「사실상」 테러리스트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시리아의 알·샤라 외무장관이 새삼 샤미르의 「과거」를 들춘 것은 테러라는 말은 입에 올릴 수 없는 「과거의 테러리스트」인 샤미르가 적반하장격으로 자국을 테러국으로 비난한데 따른 감정적 폭발이었던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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