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는 정부간섭에 취약… 저질화 우려/운영·제작·전송망 겸영금지 철회마땅국회문공위(위원장 이민섭)는 1일 하오 국회에서 「종합유선방송법안」에 대한 공청회를 열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토론을 벌였다. 이 법안은 종합유선방송을 방송국운영 프로그램제작 전송망 설치운영 등 3개 부문으로 나눠 상호겸영을 금지하며 언론기관과 대기업은 이를 운영할 수 없도록 한 것이 골자이다.
그러나 이날 주제발표를 한 공술인들은 대부분 유선방송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는 언론 및 대기업의 참여를 허용해야 하며 이 법이 정부가 유선방송에 대한 감시와 제약을 강화하는 내용이 돼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술인들의 주제 발표와 토론요지는 다음과 같다.
▲원우현(고대 교수)=방송국운영자를 프로그램제작에 참여시키는 것이 제작의욕 고취를 위해 필요하며 따라서 겸영은 허가해야 한다. 중소기업들만 이 사업에 참여하게 될 경우 취약한 재정으로 실패할 가능성이 높고 대외경쟁력을 감당하지 못해 스스로 정부의 간섭을 불러들일 소지가 크다. 재벌배제는 부의 균형분배라는 측면에서 외견상 합리적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실패한다면 의미가 없다. 일본이나 미국은 대기업의 참여를 오히려 장려하고 있다. 언론사는 매체산업경영에 대한 노하우와 인력이 확보돼 있어 유선방송 참여가 용이하다.
유선방송이 민주화시대에 걸맞게 정보의 다양화,계층화,전문화를 살리면서 기존방송의 통합조정 능력과 조화를 이뤄 나가도록 해야한다. 수용자 욕구를 바탕으로 경쟁의 원리와 정보의 여가문화성을 살리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종석(동아일보 논설위원실장)=정부의 유선방송 법안은 방송국의 설치자격에서 대기업이나 방송·신문 등 기존언론사를 배제하고 있다.
중소기업규모의 기업이나 자금력이 약한 개인이 방송국의 설치권자로 등장했을 때 이들이 외설·폭력 등 요즘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는 저급한 프로에 매료될 공산이 크다는 사실을 유의해야 한다.
청소년선도나 국민정서의 함양을 위해 프로를 격조높게 이끌려는 것이 정부의 의도라면 방송국 설치자격에서 대기업과 기존언론사를 배제한 것은 모순이다.
특히 방송을 심의하기 위한 심의기구를 공보처장관이 임명하는 유선방송위원으로 구성된 유선방송위원회에 둔다는 것도 문제가 있다.
▲김광연(변호사)=유선방송의 건전한 육성과 발전을 기하려면 방송국·프로그램공급업·전송망사업 3자간의 상호 원활한 협력체제가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겸영금지라는 제한을 둘 필요가 없다.
일간지 통신 및 대기업의 유선방송국 참여금지는 헌법이 보장한 영업자유권의 침해이다. 오히려 기존의 일간신문이나 통신이 갖고 있는 시설과 인력을 종합유선방송사업에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준사법적 기능을 가진 독립된 기관인 유선방송위원회는 프로그램 공급업의 허가심사,업무정지,방송국 약관 승인 및 변경 등 특정의 행정행위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도록 돼 있는데 행정주무관청인 공보처장관이 임명하는 위원들로 구성된 이 위원회가 그러한 기능을 제대로 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다른 기관이나 상위의 관청에 임명권을 부여해야 할 것으로 본다.
▲이상옥의원(민주)=프로그램 공급분야 참여대상을 한정하는 것은 경쟁력 약화를 통해 정부의 간섭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임인규의원(민자)=프로그램공급을 공보처가 인허가하는 조항이 특혜논란의 소지가 있으나 공보처가 제한을 하지 않으면 난립을 가져올 수 있다.
▲이재황의원(민자)=프로그램공급에 대한 인허가권을 지방자치단체에 줄 경우 이권개입의 소지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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