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한반도 비핵 표명/체니·파월 「전시지원협정」 서명/베이커·힐스 통상마찰등 협의/전기침,한·중수교 탐색11월중과 12월초에 서울에서 잇달아 열릴 중량급 외교행사에 세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 기간에 서울의 외교무대에서는 좁게는 한반도 안보문제를 중심으로한 동북아정세로부터 넓게는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와 동아시아지역을 포괄하는 아태지역의 정치 경제현안이 이 지역의 거물급 정치지도자들이 대거 모인 가운데 논의된다.
주목을 받고있는 행사는 11월12∼14일의 제3차 아태각료회의(APEC)와 20∼22일의 제23차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12월1∼2일의 부시 미 대통령 방한.
우리나라로선 드물게 중요한 양자 및 다자간 외교를 거의 동시에 치르는 기회가 돼 안보·경제적 이해와 직결되는 것은 물론 우리 외교력 도약의 시험대가 되고있기도 하다.
또한 일련의 회담이 갖는 시기성에도 특별한 의미가 모아지고 있다.
미국의 새로운 핵정책에 따른 주한미군의 전술핵철수 문제 등 동북아 안보,최근 세계무역의 두드러진 블록화 추세와 관련한 APEC의 경제협력 문제 등이 시기적으로 세계의 주목을 끌고 있는 것이다.
지난 89년 아태지역 12개 국간의 경제협력 방안을 협의하기 위해 출발한 APEC은 이 지역내 최초의 정부간 협의체로서 우리나라가 주도적 역할을 하고있다.
우리나라는 이번 3차 회의의 의장국으로서 APEC이 지난 2년간 협의해온 내용을 바탕으로 「상설기구화」의 목표를 달성하기 직전에 서울회의를 주재하게 됐다.
특히 우리나라는 APEC의 가장 큰 난제였던 중국 대만 홍콩 등 「3중국」 가입문제를 지난 8월 타결지어 외교적 역량을 과시했고 이에따른 APEC은 명실상부한 아태경제협력체로서 재탄생하게 됐다.
3차 회의에는 창설멤버인 우리나라와 호주 미국 일본 캐나다 뉴질랜드와 아세안 6개 회원국(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필리핀 브루나이) 및 「3중국」 등 15개 정회원국에서 외무·통상장관 등 각각 2명의 각료가 참석한다.
30여명이 되는 각료급에서 주목을 끄는 인사로는 미국의 베이커 국무장관과 무역대표부(USTR)의 칼라·힐스대표,중국의 전기침 외교부장·이람청 대외경제무역부장,일본 미야자와 새 내각의 신임 외무·통산상 등이다.
특히 전 외교부장의 첫 방한은 한중수교와 관련해서 미국의 베이커 국무와 칼라·힐스 무역대표는 주한미군의 핵철수 및 UR협상·통상 마찰과 관련지어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들은 APEC 회의참석외에 우리나라의 관계부처장관들과 개별회담을 가질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APEC은 이른바 「서울선언」을 채택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서울선언에는 APEC의 목표와 원칙·방향 등이 처음으로 정립될 예정이다.
또 UR협상의 최종단계,92년 EC통합,미가멕시코간 북미 자유무역지대(NAFTA) 형성,93년의 유럽경제지역(EEA) 창설 등 세계무역환경의 지역주의 현상에 대처하기 위한 아태지역의 역내무역자유화,10개 협력사업 등이 심도있게 논의될 전망이다.
20일부터 열리는 SCM에는 미국의 체니 국방장관과 파월 합참의장이 방한,한미 전시접수국지원협정(WHNS)에 서명하는외에 미국의 전술핵철수 방침에 따른 한반도의 새로운 안보협력 문제가 중점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주한미군의 핵철수 일정 및 93∼95년의 제2단계 주한미군 감축방안,재래식 무기체계의 조정,북한의 핵개발 저지노력 등 새 국면에 처한 한반도안보의 핵심 사안들에 대해 양국의 구체적인 입장정리가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SCM과 10일간격으로 곧바로 이어질 부시 대통령의 방한에서는 SCM 및 APEC 결과에 기초한 양국 및 아태지역 현안이 정상간에 논의돼 장기적으로 이 지역의 안보·경제협력 방향의 틀을 정립하는 계기가 마련될 수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한반도 비핵문제 등 핵과 관련한 양국의 전향적 입장표명도 기대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방한을 전후해 일본 싱가포르 호주를 순방하고 12월7일 하와이서 진주만피습 50주년에 즈음,아태정세에 관한 중대연설을 할 예정이어서 국제적 촉각은 APEC 서울회의를 시작으로 아태지역에 당분간 옮겨지게 된다.
따라서 11월중 서울에서 개최될 일련의 회담은 남북한 유엔동시가입 이후 처음으로 세계정세의 급변에 대응하는 도전과 기회를 우리에게 동시에 던지는 전환의 시점이 될 것이다.<한기봉기자>한기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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