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반환불가” 강경자세/아랍 “팔 국가 창설” 맞서/시리아·요르단·애등 의견달라 분열소지도지난 반세기동안 전쟁과 휴전을 거듭해온 세계 최대의 분쟁지인 중동지역에 항구적인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중동 평화회의가 30일부터 3일간의 일정으로 스페인의 마드리드에서 열리고 있다.
전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돼 있는 이번 회의에서는 미소를 비롯한 관련 당사국들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돼 있어 회의벽두부터 긴장의 연속이다.
이번 회의에서 제기되는 중요쟁점과 각국의 입장을 10개의 항목으로 나누어 정리한다.
◇이스라엘의 고민=이스라엘은 강경파인 샤미르 총리가 직접 대표단을 이끌고 참가,점령지 반환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단언하고 있다.
아랍측은 이번 회담에 「평화와 점령지의 교환」을 목표로 임하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평화를 희생하더라도 점령지는 돌려줄 수 없다는 강경입장이다. 이스라엘은 내년에 최초의 총리 직접선거가 예정돼 있어 이번에 점령지를 반환할 경우 선거에서 결정적으로 불리하기 때문에 강경자세를 견지할 전망.
◇점령지의 상황=점령지중에서도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가 초점. 요르단강 서안은 67년 제3차 중동전쟁때 이스라엘이 점령,현재 1백50곳에 이스라엘인 10만명이 이주해 있다. 내년말까지 1만3천호를 지어 20만명을 더 이주시킬 예정.
가자지구는 67년 이집트에서 빼앗은 남북 40㎞,동서 12㎞의 좁은 회랑지역. 팔레스타인인이 75만명이고 이스라엘인은 4천명정도. 아랍측은 이 지역에 팔레스타인 국가를 창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요르단의 기대=요르단은 점령지 반환은 물론 이스라엘과의 긴장완화가 첫번째 과제. 지리적으로도 이스라엘,시리아,이라크와 접해있고 인구의 6할이 팔레스타인인.
요르단·팔레스타인 연합 국가창설을 둘러싸고 이스라엘과의 비밀교섭설이 나돌고 있다.
◇시리아의 태도=강경입장이었던 시리아는 걸프전 이후 온건해졌다는 평을 듣고 있다. 시리아도 제3차 중동전때 골란고원을 빼앗겼다. 이스라엘은 81년에 이 지역을 합병,지금까지 1만2천명을 이주시켰고 앞으로 4만명을 더 이주시킬 예정. 이렇게 되면 이스라엘인이 아랍인과 드루즈파 2만5천명보다 더 많게 된다.
◇레바논내 안전지대=레바논 남부에는 70년대 팔레스타인 게릴라가 세력을 확대,이스라엘의 공격기지로 삼았었다. 이스라엘군은 82년 레바논을 침공,수도인 베이루트까지 점령하고 팔레스타인 게릴라를 쫓아냈다. 이에 대한 국재적 비난이 높아지자 이스라엘군은 85년6월 철수했으나 국경부근 10㎞내 지역에 「안전지대」를 만들어 사실상 점령하고 있다.
◇동예루살렘 문제=47년 유엔 결의때는 어느나라에도 속하지 않는 국제관리지로 됐다가 이스라엘이 제3차 중동전때 점령,병합했다. 동예루살렘의 구시가지에는 유대교·기독교·이슬람교의 성지가 있다. 「통독의 벽」은 이스라엘 민족의 뿌리로 가자지구나 요르단강 서안은 포기해도 이 지역만은 포기할 수 없을 정도이다. 여기에 있는 「바위의 돔」은 이슬람교도들로서도 메카·메디나와 함께 3대 성지이다. 때문에 팔레스타인 민족평의회(PNC)는 지난 88년 예루살렘을 수도로 하는 독립국가 수립을 선언한바 있다.
◇PLO의 입장=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는 유일 정통의 대표로 자임해왔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PLO는 테러조직」이라는 주장때문에 평화회담에서 국외자가 됐다. 이번회담에 참석한 팔레스타인 대표들은 모두 PLO의 지지자이지만 「PLO의 대표」라고 밝힐 경우 이스라엘이 즉각 퇴장하겠다고 경고했기 때문에 할 수 없이 이를 밝히지 않고 있다.
이러한 굴욕적인 상황을 점령지 반환이라는 기대 때문에 받아들였지만 만약 별 성과가 없을 경우 강경파가 아라파트의장을 비롯한 지도부 성토에 나서 집안싸움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신중한 이집트=이집트는 아랍세계중 유일한 이스라엘 수교국. 사우디 아라비아와 함께 친미 성향이어서 이번 회담추진 과정에서도 「미국의 대변자」라는 평을 듣고 있다.
그러나 회담에 임해서는 신중한 태도. 미국의 선봉역을 맡아 아랍측에 손해가 나면 그 책임을 지게 되고 또한 이 회담에 대한 아랍권의 종주역할을 시리아가 맡아왔기 때문에 애써 운신을 자제하고 있다.
◇아랍권의 단결=회의결과가 어떻게 나든 아랍세계의 분열은 필지의 사실. 아랍권을 묶어주는 키워드가 팔레스타인 문제였으며 걸프전때 이라크의 후세인 대통령이 이 문제를 거론한 것도 이러한 이유때문.
그러나 각국의 입장이 달라 앞으로 아랍권에서는 마그레브제국,걸프만제국 등 블록화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주도권=미국은 제임스·베이커 국무장관이 여덟차례나 중동 국가를 뛰어다닌 끝에 이번 회담을 실현시켜 걸프전 승리에 이어 중동의 주도권을 과시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미국의 의지여하에 따라 중동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잡힐 것으로 보인다.<남영진기자>남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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